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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믿음과 망상의 사이

작가 로버트 M.피어시그(Robert M. Pirsig)는 인간이 망상에 시달릴 때 이를 광기라고 하지만 많은 이들이 망상에 시달릴 때 이는 종교라고 역설했다. 진화 생물 학자인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도 저서에서 하나님은 망상이라며 이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기승을 부릴 때 오하이오주 한 교회는 한 곳에 모이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하는 집회를 강행했다. 한 여성신자는 인터뷰에서 자신은 예수그리스도 보혈의 가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종교 폐해에 대해 미국 심리학자인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은 악성 망상이며 지금 있는 인생을 오랫동안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행동을 막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신의학 분야에서 종종 바이블로 취급되는 미국정신의학회 APA의 정신 질환 진단·통계 편람에선 망상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망상과 상반된 증거를 보여 줘서 바꿀 수 없는 고정 신념이며 망측하고 문화권 성원에 이해할 수 없는 것이며 일반 생활 경험에서 유래하지 않은 경우 기이한 망상에 분류된다. 기이한 망상 예로는 외부 힘에 의해 자신의 내장을 제거하고 흉터나 흔적을 남기지 않고 타인 내장으로 교체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 기이한 망상 예로는 확실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감시당하고 있다고 믿는 걸 들 수 있다.

이런 APA 정의에서 문제가 되는 건 망상을 많은 사람이 호소하는 경우로 취급한다. 예를 들어 한 남성이 갑자기 자신의 성기를 훔쳤다고 주장하기 시작하면 거의 확실히 기이한 망상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유럽과 싱가포르, 중국, 아프리카 등에선 수십 명이 성기를 도난당했다고 호소하는 페니스 패닉이 종종 발생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런 거세에 대한 토착 공포증은 문화 의존 증후군으로 인한 망상 장애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종교도 마찬가지다. 불교와 기독교 등 현대에도 널리 퍼져있는 종교는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있는데 만일 널리 퍼져있는 게 망상과 종교를 구분하는 요구사항이라고 하면 신자를 획득하기 전에 종교는 모든 개조의 망상이 되어 버린다.

망상의 정의가 안고 있는 이런 문제에 대해 결국 전 세계 대다수가 병 취급을 해버리는 망상의 정의는 임상적으론 무가치하다고 말한다. 한편 종교는 사회적 유대를 깊게 하고 정신적 위로와 격려를 제공하는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종교적 믿음과 망상을 구분하는 건 도대체 뭘까. 이 믿음은 지역 사회 정이 깊어져 있는지다. 또 어떤 신념이 사회적 관계를 꼬이게 하고 사회생활에서 역기능을 해버린다면 그건 망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무엇이 건강한 종교적 신념이고 어떤 게 병적인 종교적 신념이냐는 것도 종교에는 좋은 측면도 있지만 악성이라고 지적하는 측면도 있다. 불행하게도 많은 이들이 공유하는 악성 믿음은 소수가 공유하는 신념보다 훨씬 더 위험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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