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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터넷 연결을 위한 노력들

최근 발생한 페이스북 내 대규모 장애를 보면 인터넷이 얼마나 전 세계에 많은 영향을 일으키는지 알 수 있다. 데이터는 물리적 회선을 통해 이어져 있다. 해저 케이블이 대륙을 잇고 여기에서 육지에 오른 케이블이 전선을 통해 마을로 이어지며 와이파이나 이더넷이 가정마다 장치를 연결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웹으로 검색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보 격차는 뿌리 깊다. 전 세계 절반에 가까운 사람이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거나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 간신히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더라도 이 가운데 광섬유망 혜택을 받는 가구는 전 세계 220개국에서 17%, 개발도상국에서만 보면 겨우 4%라고 한다.

이런 이유로 2013년 시작된 페이스북 커넥티비티(Facebook Connectivity)라는 노력은 전 세계를 광섬유 인터넷에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아프리카도 광인터넷이 낙후된 지역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페이스북은 2아프리카펄스(2Africa Pearls)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장 해저 케이블 시스템으로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 3개 대륙을 연결하려 한다. 신설되는 해저 케이블은 2000년대 부설된 대서양 횡단 케이블보다 200배 데이터 용량을 자랑하며 통신 용량은 초당 50만 기가비트에 달한다.

바다 바닥에 케이블을 설치하면 당연히 문제는 부속물이다. 케이블 손상은 사람에 의한 게 가장 많고 어획이나 닻으로 인한 손상이 60%다. 그 밖에 해저 화산 분화와 이로 인해 산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루트를 미리 분석한 다음 케이블을 깔아가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가 되는 건 전력 공급이다. 해저 케이블은 신호를 증폭하는 중계기라는 장치가 80km마다 설치되어 있는데 이를 위한 조달 전력은 지금까지 모두 육지에서 보냈다. 이렇게 하면 효율이 나빠진다. 페이스북이 새로 개발한 건 파력 발전과 태양광 발전을 겸한 자연의 힘을 에너지원으로 바꿔 해저 중계기에 쓰는 방식이다. 해저케이블을 까는 작업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여기에 기술을 도입해 조금씩 개선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다를 건너 무사히 아프리카 대륙에 도착한 광섬유 케이블은 어떻게 마을에서 마을로 이어질까. 기존 인프라를 이용하면 효율적으로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페이스북이 주목한 건 송전선이다.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는 거의 모두 송전선이 다닌다. 이 전선에 광섬유를 추가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면 전 세계에서 채택 가능한 솔루션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이렇게 개발된 게 봄빅스(Bombyx)라고 명명한 섬유 부설 로봇이다. 완공되면 중간에 광섬유 케이블을 나선형으로 감아가는 작업을 완벽하게 자동화할 수 있다고 한다. 전주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가 큰 과제였는데 붐빅스는 8개 로켓을 이용해 균형을 유지하거나 바꾸면서 엔지니어 개입 없이도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 결국 완전 자율 형태로 다수 장애물을 피하면서 1km 넘는 길이 섬유를 1시간 반 정도에 설치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전력 회사로부터 관심도 뜨겁다.

광섬유 케이블 도입에 마지막 난관은 라스트마일 문제다. 근처까지 광케이블이 와있지만 여기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작업은 복잡하고 비용이 걸린다. 따라서 페이스북이 개발한 테라그래프(Terragraph)라는 라스트마일을 무선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가로등이나 지붕에 설치된 노드를 이용해 분산형 네트워크를 구축해 안정적인 초고속 인터넷을 가정과 기업에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테라그래프는 지금까지 방법에 비해 안정적인 비밀은 메쉬 구조에 있다.

테라그래프에서 사용되는 노드는 송신기 4개가 각각 동서남북으로 향하고 설치되어 있고 멀티 노드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드 중 하나가 손상되거나 외벽 공사 등에 의해 가려져 네트워크에서 제외되어도 옆에 있는 다른 노드가 자율적으로 신호 경로를 바꿔 네트워크를 화복할 수 있어 전반적인 범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

이미 알래스카 앵커리지 또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도시 중 하나로 불리는 호주 퍼스에서 전개를 시작하고 있다. 도시는 물론 산악 지역이나 소외 지역에서도 기대할 만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터넷 필요성이 더 높아지는 지금 정보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페이스북은 인터넷 접근은 기본 인권이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3억 명 이상에게 고속 인터넷을 제공하고 다음 10억 명을 연결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할 방침이다.

설립 17년 만에 최대 SNS 지위를 차지한 페이스북은 보도에 따르면 사용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28억 명에 달하며 온라인 인구 60%도 차지하고 있다. 페이스북으로 더 많은 사람이 고속 인터넷에 연결되어 사용자 증가를 노리고 있다. 물론 내부 고발에 흔들리는 와중에 발표된 페이스북 커넥티비티지만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페이스북의 다른 일면도 엿볼 수 있다. 차세대 기술로 페이스북이 추진하려는 메타버스를 위해서도 고속 인터넷은 필수일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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