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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F “프린터 구독 무료 폐지, HP는 잉크 사기꾼”

프린터 잉크 소모품은 PC 주변기기 업체 입장에선 큰 사업이다. 프린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HP가 월 15페이지까지 무료로 잉크를 보충할 수 있는 플랜인 프리 잉크 포 라이프(Free Ink for Life)를 중단하고 월 15페이지 이내라도 매달 0.99달러를 내지 않으면 프린터 기능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전자프런티어재단 EFF 측이 분노를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프린터 잉크는 반드시 보충해야 할 소모품이며 주변기기 제조사 입장에선 프린터 잉크는 액체 황금이라고 할 수 있다. EFF 측은 제조사 입장에선 잉크를 빨리 소모시켜 대량으로 구입하게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어 카트리지에 포함된 잉크량을 줄이거나 교정 테스트로 대량 잉크를 소모하게 프린터를 설계하기도 한다고 주장한다. EFF는 또 지난 2018년 엡손이 호환 잉크 카트리지를 없애기 위해 펌웨어를 다운그레이드한 점도 지적했다.

HP는 월 유료 구독 서비스로 매달 인쇄할 수 있는 페이지 수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HP 인스턴트잉크(HP InstantInk)를 시작했다. HP 인스턴트잉크에 대응한 프린터에 계정을 등록해 인쇄 매수와 잔량을 온라인으로 관리하고 잉크가 부족하면 잉크를 보내주는 구조로 일부러 잉크를 사러 갈 필요가 없어지는 서비스다.

이런 HP 인스턴트잉크에는 월 15페이지까지 무료로 인쇄할 수 있는 프리 잉크 포 라이프 플랜이 있었다. 하지만 EFF에 따르면 2020년 10월 갑자기 HP 측은 지금까지 무료이던 월 15페이지 플랜은 월 0.99달러를 내야 한다며 서비스 내용 변경 통지 이메일을 보냈다. 프린터는 온라인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만일 지불하지 않으면 프린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EFF 측은 코로나19 기간 중 가정용 프린터는 훨신 더 중요해졌다면서 학생은 학교 과제를 뽑아 작성해야 하며 서류나 계약서를 인쇄해야 한다는 말로 프린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기술을 이용해 일반 대중의 가치를 몰수하는 것에 대해 프린터 업계를 선도하는 HP가 지갑을 빨아들이는 잉크 사기꾼으로 바뀐 건 슬픈 일이며 HP의 쇠퇴보다 더 나쁜 일은 HP가 촉발한 많은 모방자가 될 것이라는 말로 프린터 업계가 소비자를 먹잇감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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