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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고추 매운맛 측정해준다?

고추의 매운 맛 기준이 되는 스코빌 척도(Scoville scale)는 고추 추출물을 피험자가 괴로움을 느끼지 않게 될 때까지 설탕물을 녹이는 실험으로 측정된다. 최근에는 고속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같은 고가 장비를 이용한 측정 방법도 사용된다. 이런 측정법 대신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매운맛을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장치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고추 매운맛의 주성분인 캡사이신은 향신료로 인기가 있을 뿐 아니라 항산화 작용과 항염증 작용, 발암 억제 작용 등 다양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식품 첨가물이나 의약품 수요도 늘고 있다. 하지만 고추와 고추를 이용한 음식 매운맛을 정확하게 계량하려면 지금까지는 값비싼 대규모 설비 측정이 필요했다.

태국 프린스오브송클라대학 연구팀은 캡사이신 함량을 정확하고 저렴하게 측정하는 방법 개발에 착수, 2020년 10월 21일 스마트폰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고추형 휴대 장치인 칠리카팟(Chilica-pod)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칠리카팟 일회용 센서 부분은 전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질소 원자가 도포된 그래핀 나노 플레이트를 이용한다. 이 센서에 캡사이신이 닿으면 산화 반응과 환원 반응에 의해 전류가 발생하고 이를 감지해 캡사이신 함량을 측정한다.

연구팀은 실제로 건조 고추 샘플 6개를 에탄올에 녹여 칠리카팟용 센서로 캡사이신 농도를 측정한 결과 7.5∼90마이크로몰러 범위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 희석한 샘플을 이용한 테스트에선 0.37마이크로몰러 캡사이신 농도까지 감지할 수 있는 게 확인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칠리카팟 측정 결과는 자외선 가시분광법으로 측정한 결과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면서 따라서 이 플랫폼은 캡사이신 휴대용 센서와 미래에는 다양한 물질을 분석 대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센서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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