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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토렌트 인수한 中억만장자에 반발하는 전 직원들

2018년 파일 공유 시스템을 개발하는 비트토렌트(BitTorrent)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암호화폐 플랫폼 트론(TRON) 창업자인 저스틴 선(Justin Sun)에 인수됐다. 그런데 저스틴 선이 취임한 이후 비트토렌트 내부에선 큰 혼란과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적 진원 증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트론이 2018년 비트토렌트를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 분산형 에코 시스템이 탄생했다. 트론에 의한 인수가 발표된 시점 비트토렌트를 만든 브람 코헨이 떠나는 것도 분명히 했다. 원래 비트토렌트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 많이 보는 급진적인 사내 문화를 갖고 있지 않았고 직원은 창조적 프로젝트에 참을성 있게 대처하면서 적당한 시간에 일을 끝맺을 수 있었다. 한 비트토렌트 직원은 업무 속도가 느리다는 걸 즐기고 있으며 회사가 미친 듯이 성장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트토렌트 경영이 점점 위태로워졌고 2018년에는 비트토렌트가 인수된다는 소문이 퍼졌다. 비트토렌트를 인수한 인물은 중국 젊은 억만장자이며 트론 경영자인 저스틴 선으로 일부 직원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화폐 기업에 의한 인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비트토렌트를 인수한 직후 저스틴 선은 스캔들에 휩쓸렸다. 트론이 발표한 백서 내용이 이더리움을 포함한 암호화폐 프로젝트 백서와 현저하게 유사하다는 지적이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해 트론이 백서를 도용한 게 아니냐는 비난이 나왔다. 저스틴 선은 이에 대해 중국에서 영어로 번역하는데 번역상 문제가 있었다고 자신을 옹호했지만 비트토렌트 직원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는 것.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주최한 비즈니스 세미나를 수강하던 저스틴 선은 라이브 스트리밍 채팅 앱 페이워(Peiwo) 성공을 계기로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이는 데이트 앱 틴더(Tinder)와 오디오 기능을 결합한 것 같은 앱으로 사용자는 성적 대화를 통해 흥분을 높이는 등 성인용 앱 측면이 강했다고 한다.

페이워는 iOS와 안드로이드 스토어에서 삭제되고 중국 당국에서도 사회주의적 가치관을 방해한다며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저스틴 선은 미국과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2018년에는 비트토렌트를 1억 4,000만 달러에 인수해 한때 미중 무역 전쟁 한복판에서 주목을 끌기도 했다.

당시 비트토렌트 경영진은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 트론에 의한 비트토렌트 인수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저스틴 선은 무역 전쟁 위험에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한다. 비트토렌트 출신 임원은 저스틴 선이 자신은 장벽을 회피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인물이라고 평가했고 이는 기업가로서 중요한 개념인 반면 세세한 규칙과 위험을 걱정 없이 행동하는 것도 있다고 지적했다.

저스틴 선이 취임하면서 비트토렌트 본사는 오래된 건물에서 시내 주요 지역으로 옮겻다. 저스틴 선은 직원에게 협박성 행동을 하거나 키를 착용하지 않고 사무실 책상에 스마트폰이나 기밀정보를 올려놓으면 몇 주간 중국에 가버리는 등 직원을 당황하게 했다.

또 비서는 저스틴 선의 통원을 위해 진료소 예약을 하고 그를 우버로 의사에게 데려다 줬다가 곧바로 해고됐다. 저스틴 선은 의사가 자신에게 오는 걸 기대하고 있었지만 비서가 취한 선택은 반대였기 때문이라고. 비트토렌트 전 직원은 저스틴 선은 많은 돈의 사용법을 몰라 응석 부리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저스틴 선의 취임에 따라 비트토렌트 사내 문화도 크게 바뀌었다. 비트토렌트는 상층부와 직원간 토론의 장을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었지만 저스틴 선은 사전에 질문 내용을 검열하고 마음에 들지 않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앗다. 또 익명의 직원이 트론 암호화폐 가치가 제로가 되어 버리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격노해 누구든 추적해 가족을 죽이겠다고까지 말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실제로 줌에서 열린 질의응답에선 저스틴 선과 트론 임원진은 베이징에서 원격으로 참가했다. 트론 존속에 대한 질문에 대해 베이징 직원이 당신은 저스틴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냐고 반박하고 무례한 질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난 저스틴 선은 지능과 집중력으로 성공했다고 알려져 있다. 전 직원은 저스틴 선을 두고 기계같다면서 하루 20시간 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스틴 선은 비트토렌트도 중국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일상화된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 6일 근무를 하는 996으로 불리는 근무 형태 도입을 바란다고 한다. 저스틴 선은 한때 미국인은 게으르고 중국인은 창조적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증언한 얘기를 종합하면 저스틴 선의 사업은 반드시 혁신 기술에 의존한 게 아니라 많은 주목을 받고 사용자로부터 돈을 인출한 마케팅에 의한 것이었다는 것. 그 과정에서 저스틴 선은 테슬라 자동차 선물 캠페인 등을 실시했지만 이는 부정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저스틴 선은 거친 소리를 지르고 문을 차버리기도 했다고 한다.

또 저스틴 선은 백만장자 워런 버핏과의 점심 식사 권리를 450만 달러 이상 금액으로 낙찰받아 주목을 끌기도 했다. 오찬 2주 전 암호화폐 팬이 아니라고 트윗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은 가짜 뉴스에 현혹되어 있다고 말하며 대통령을 오찬에 초대했다. 그런데 일주일 후 저스틴 선은 트위터에 신장결석이 발견되어 오찬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 날 중국신문은 저스틴 선의 불법자금이나 도박, 돈세착 등 혐의에 대해 보도했다.

전 직원에 따르면 버핏은 중국 당국에게 자본주의의 상징이기 때문에 버핏과의 오찬을 낙찰받은 이후 저스틴 선에게 중국 당국으로부터 경고가 있었다. 저스틴 선은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트럼프 대통령을 오찬에 초대했고 화가 치민 중국 당국은 트론 중국 사무실에 있던 간부 6명과 저스틴 선의 아버지를 구속했다. 이 소식을 들은 저스틴 선은 미소를 지으며 여성 종업원 1명이 울고 있었다고 주변에 말해 주위 직원들이 매몰차다고 느꼈다고 한다.

결국 저스틴 선은 버핏과의 오찬을 취소하기 위해 신장결석이라는 변명을 꾸며 트위터에 올렸다. 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계정에는 어제 밤새 못자고 자신의 행동이나 말을 반성했고 과도한 마케팅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사과 글을 올렸다. 하지만 직원 앞에서 신장결석이 거짓이라고 말하며 그는 웃었다고 한다.

그는 또 보통 직원을 질책하고 때론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는 증언도 있다. 실제로 저스틴 선에게 구타 당한 직후 장면을 목격했다는 증언을 하거나 다른 중국인 직원도 그에게 폭력을 당했다고 한다.

또 다른 문제로 거론되는 건 그가 개발을 추진한 BT라이브(BT Live)라는 라이브 스트리밍 앱이다. 비트토렌트 프로토콜을 이용해 라이브 스트리밍을 중앙집중식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전 직원은 저스틴 선은 중국 검열과 방화벽을 피할 수 있는 성인용 앱을 바라고 있다며 BT라이브 목표가 비트토렌트 프로토콜을 악용한 성인 앱이었다고 증언했다.

물론 BT라이브는 억압된 이들이 자유와 민주주의, 정치 개혁 등에 얘기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동시에 아동 성적 착취나 테러리스트 온상이 될 위험도 내포한 판도라의 상자라고 할 수 있다. 직원 반발을 받고 저스틴 선은 BT라이브 프로젝트를 중국으로 옮겨 중국 직원 손에서 앱을 완성할 수 있었다. 비트토렌트 전 직원은 자신의 생각에 저스틴 선은 사악한 천재이며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저스틴 선은 이 보도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올리고 적 직원 주장은 허위라고 주장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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