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0만 년 전 지구에 직경 160km짜리 소행성이 충돌했다. 이 충돌 규모는 지구 역사상 세 손가락에 들어가는 수준으로 당시 번성했던 공룡 대량 멸종으로 이어진 원인일 수 있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팀이 6,600만 년 전 소행성 충돌을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충돌 각도가 공룡 운명을 좌우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시뮬레이션은 6,600만 년 전 충돌한 소행성이 지구에 어떤 궤도와 각도로 충돌했는지를 가능하면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 다양한 충돌 각도와 속도를 고려해 슈퍼컴퓨터로 3D시뮬레이션을 실시해 실제로 6,600만 년 전 소행성이 충돌한 흔적인 멕시코 유카탄반도 북부 칙술럽(Chicxulub) 분화구 구조와 비교했다.
이 시뮬레이션은 레스터대학 소유 슈퍼컴퓨터로 이뤄졌다. 이 슈퍼컴퓨터는 인텔 스카이레이크 세대 1만 4,000코어 칩을 탑재한 HPE 아폴로 6000 Gen10으로 시뮬레이션을 하고 메모리 6TB를 탑재한 서버 지원도 받아 진행했다. 지금까지의 시뮬레이션 계산을 제한하면 2차원으로 이뤄지고 있었지만 이번 조사에선 300회 가까운 3D시뮬레이션을 해 지금까지 주목하지 않았던 소행성 충돌 각도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6,600만 년 전 충돌한 소행성은 60도 각도로 표면에 충돌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충돌 당시 에너지는 히로시마에 떨어진 워누자폭탄 10억발 분이었다고 한다. 지상 바위와 퇴적물이 날아올라 태양광을 차단, 수십억 톤에 이르는 황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대기 성분이 크게 변화하고 기후 변화에 큰 영향을 줬다고 한다.
또 충돌 후 분화구가 어떻게 융기했는지도 확인됐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충돌 20초 뒤 반경 40km, 깊이 30km 구멍이 지표에 생겼지만 3분 뒤에는 표면이 융기해 산을 형성하고 충돌 5분 뒤에는 분화구는 깊이 30km 구멍에 묻혀 버리는 결과를 보였다.
지금까지 연구에선 6,600만 년 전 충돌한 소행성은 지구 표면에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부딪힌 것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소행성이 지구 표면에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돌입하는 것보다 60도로 돌입하는 게 지표 생물에서 더 치명적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오히려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돌입했다면 공룡 멸종을 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연구팀은 같은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이번에는 가스 입자에서 별이 태어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을 하는 연구에 착수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