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구글 의료용 AI, 태국서 현장 실험 나섰지만…

구글은 지금까지 4년간 당뇨병, 눈 질환, 심혈관 위험 인자, 빈혈증, 유방암 검사 판정 등에 화상 진단 AI를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구글헬스(Google Health) 최신 논문에 따르면 실험실 기반 실험에선 90% 이상이라는 높은 정밀도를 자랑하던 당뇨병성 망막증(Diabetic Retinopathy) 검출용 AI가 태국 의료기관과 협력해 진행한 시험 현장 작업에선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에선 의사가 환자 눈 사진을 찍어 당뇨병성 망막증을 확인하기까지 최대 10주가 소요될 수 있다. 구글 AI는 이 과정을 빠르게 처리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10분이면 결과를 낼 수 있다. 태국 치앙마이 등 11개 병원에서 열린 실무 운용에서도 AI는 시력 왜곡이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당뇨병성 망막증 검색을 수행해 의료진을 도울 예정이었다.

하지만 연구진은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발견한다. 현지에선 안과 검사 프로세스가 병원마다 크게 다르고 AI 진단에 제공하는 이미지 품질도 현저하게 낮았다. 인터넷 환경도 빈약해 AI 서버에 진단 이미지를 올리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선 기존 시스템이 더 효율적이었다고 한다.

그 결과로 구글 AI는 이미지 중 5분의 1이상 진단하지 못하고 재진단을 하려고 해도 교통이나 일 등 문제로 환자를 다시 보기 어려운 상황도 발생했다. 몇 차례 진료를 받은 환자의 부담을 걱정한 간호사가 시험 참여를 중단하는 상황까지 있었다고 한다.

구글은 조사 결과를 담은 논문에서 AI를 광범위하게 전개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걸 인정하고 있다. 또 계획을 진행하기 전에 현장에서의 평가, 조사 단계를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래적 시험 후보지는 미리 간호사나 의사, 장비 운영자도 참가해 새로운 진단 워크플로우를 설계하고 실용 면에서의 잠재적 장벽을 적극적으로 없앨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다소 아쉽게 끝났지만 평소 의사와 직원 부담이 높은 의료 현장에 AI를 도입하는 장점은 분명하다. 이번 실험에서도 기기를 다룰 수 있게 된 직원 1명이 하루에 이미지 1,000개를 AI로 처리할 수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 환자 측면이 걱정되던 건 자신의 건강 상태 쪽 진단을 내리는 게 인간이나 AI 누구든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