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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50종을 AI 혈액검사로 선별해낸다?

이미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한 AI는 의료 현장에서의 응용이 기대되고 있다. 인간 의사보다 높은 정밀도로 CT 스캔 데이터로부터 폐암을 감지하거나 암 면역 요법 효과 여부를 판별하는 등 성과가 보고되고 있다. 영국과 미국 연구팀은 새로운 AI를 이용한 혈액 검사를 통해 50여 종 암을 쉽게 선별 검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혈액 검사에 의한 암 진단 대부분은 면역 암 세포를 파괴했을 때 혈중이 흐르기 시작하는 암세포 DNA를 DNA 염기서열을 결정하는 DDNA 시퀀싱에 따라 검출한다. 하지만 연구팀은 DNA 염기서열이 아니라 암세포 DDNA 메틸화 패턴에 착안한 새로운 혈액 검사 방법을 개발했다. 암세포 DNA에 일어나는 메틸화 패턴은 일반 세포와 크기 다르기 때문에 암 세포가 면역에 의해 파괴되어 혈액 속으로 흘러 들어갈 경우 혈중 DNA 메틸화 패턴을 분석해 유무를 판별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혈액 DNA 기반 접근 방식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문제는 혈액 중 부유하는 DNA에서 암을 찾는 기술을 어떻게 조정하고 완벽하게 해내느냐라고 설명한다. 이런 이유로 연구팀은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한 새로운 혈액 검사 방법을 개발했다.

먼저 연구팀은 암 환자 2,800명 이상에게서 혈액 샘플을 채취해 샘플에 포함된 DNA 메틸화 패턴을 알고리즘에 학습시켰다. 그런 다음 암 진단 환자 1,531명과 암이 아닌 1,521명 등 모두 3,052명 혈액 샘플에 포함된 DNA 메틸화 패턴을 이용해 알고리즘을 훈련시켰다. 연구팀은 암 유무 뿐 아니라 이 샘플 환자는 어느 부위에 암이 있는지 여부까지 알고리즘에 학습시켰다고 한다.

이어 연구팀은 전체 중 절반에 암이 존재하는 1,264명 혈액 샘플을 이용해 훈련 시스템을 테스트했다. 샘플에는 유방암과 식도암, 위암, 난소암, 폐암, 다발성 골수종, 췌장암 등 50종 이상에 걸친 암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결과 새로운 시스템은 암이라고 진단한 사람 혈액 샘플 중 44%에서 제대로 암을 발견했다고 한다. 실제로 암이 아닌 사람을 잘못해서 암으로 진단하는 비율은 0.7%로 매우 낮았다고 한다. 또 암 검출 정도는 암이 진행될수록 향상된다. 1기 암은 전체 중 18%가 검출된 반면 4기에선 93% 비율로 암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부 암에선 특히 검출 정밀도가 높은 경우도 있었다. 췌장암은 1기에서 63%, 4기에서 100% 검출 정밀도가 확인됐다. 또 이 시스템은 암 유무를 검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암 종류를 특정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암이 있으면 시스템이 판단한 사례 중 96%에서 이 시스템은 암 부위를 추측해 93% 정확도로 적중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2019년 20개 이상 암을 발견할 수 있는 혈액 검사를 개발했지만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한 시스템으로 더 정밀도를 끌어올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이미 임상시험도 검토되는 단계라고 한다. 이번 결과는 AI를 이용한 혈액 검사를 통한 암 검출이 유망하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지만 조기 암 검출률이 낮다는 문제점도 있다. 따라서 이 검사가 일반화되기 전에 임상시험 결과를 보고 검사 성능을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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