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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제조가 생각보다 어려운 이유

재채기 등으로 다른 사람의 체액을 빨아 버리는 비말 감염, 직접적 피부 접촉이나 물체 표면을 통한 접촉 감염에 의해 코로나19 감염이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감염을 억제하기 위해 마스크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런 수요 급증에 따라 마스크 부족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마스크 공급을 늘리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고 한다. 왜 그럴까.

중화인민공화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2월 마스크 생산 능력이 하루 1.1억장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국의 명령에 의해 기저귀와 생리대, 섬유 제품을 제조하던 기업 뿐 아니라 신발이나 아이폰, 자동차 제조 기업까지도 마스크 사업에 뛰어 들어 마스크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한 침구 기업(Mercury Home Textiles)은 상하이 당국 지시를 받아 며칠 만에 보호 의류 생산을 시작했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하루 3,000벌을 제조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길림성 장춘시에 위치한 속옷 제조 기업(Hejie Street)은 마스크 사업으로 변신을 꾀해 원료 입고 지연이나 파이프 동결 등 문제에 봉착했지만 8일 만에 생산을 시작했다. 중국의 마스크 생상 능력은 3월 16일 기준으로 하루 2억개 제조가 가능하며 2월초와 비교하면 생산 능력은 20배 이상으로 확대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수많은 제조업이 마스크 사업에 눈을 돌리는 가운데 양질의 마스크 제조는 곤란하다고 한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중국이 1일 생산량 2억개 마스크 중 의료 관계자가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인 N95 마스크는 불과 60만장이라고 한다. 당국이 N95 마스크 증산을 시도하지만 실패로 끝났다는 것이다.

N95 마스크는 특정 제법으로 만든 초극세 섬유 부직포가 필수적이다. 이 제법을 이용한 부직포에는 직경 1마이크론 미만 나노 단위 섬유가 포함되어 있으며 유해 미립자를 거른다. 하지만 이 공정에 이용하는 산업 기계는 성능부터 도입이 어렵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제법을 이용한 산업 기계에 필요한 실리콘 다이를 만드는 기업은 세계에서 몇 안 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제조업 생산라인 품질 문제를 지적한다. 마치 토스터처럼 사온 다음 곧바로 사용할 수도 없다. 문제는 생산라인 품질 뿐 아니다. 미국이나 독일 등에서 이들 기계를 중국에 수입하는 쪽 관계자는 이들 기계를 제조하는데 6개월 소요되고 반입해 조립하는데 1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한다. 마스크 제조에 참여하려는 업체는 많지만 도입까지 과정이나 비용을 알게 되면 포기하는 곳이 많다는 것.

따라서 이런 산업 기계를 이용한 부직포 가격은 상승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부직포 가격은 톤당 6,000달러 미만이었지만 지금은 10배인 6만 달러라고 한다. 가격 상승 원인이 공급 부족에 있다는 얘기다. N92 마스크를 하루 20만개 생산하는 한 업체 측은 생산은 쉬운 일이 아니라면서 귀에 구부리는 고리와 마스크가 콧날에 딱 붙은 것처럼 금속 벨트, 패키지 등 여러 생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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