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비자가 6년차 핀테크 스타트업 인수한 이유

글로벌 결제 서비스 기업인 비자(VISA)가 은행 계좌와 응용 프로그램을 연결해주는 API를 개발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인 플레이드(Plaid)를 53억 달러, 한화 6조원대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플레이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창업 6∼7년차 기업이다. 이 기업에 과연 그런 가치가 있을까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 디지털 은행 차임(Chime), 모바일 투자사 에이콘스(Acorns), 수수료 무료 주식 거래 서비스 로빈후드(Robinhood),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 금융 관리 서비스 클라리티머니(Clarity Money) 등 주요 응용 프로그램이 사용 중이다.

플레이드는 핀테크 애플리케이션과 기존 은행 계좌를 이어주는 연결자 역할을 하고 있다. 비자는 이를 글로벌 사업 단위로 전개하겠다는 방침이다. 플레이드의 강점은 소액 송금 인증을 하지 않고 빠르게 송금을 할 수 있다는 것. 페이팔 산하 개인간 송금 프로그램인 벤모(Venmo) 역시 플레이드와 팀을 이룬 덕에 실시간 잔고 조회가 가능하게 되어 즉시 송금을 실현했다.

물론 은행 측에선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캐피탈원(Capital One)은 액세스를 차단했고 PNC은행은 등이 데이터 수집기에 정보를 계속 저장하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이유로 플레이드를 차단한 직후 벤모 사용자가 계좌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문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PNC은행이 이를 대신해 추천한 건 디젤(Zelle). 디젤은 계좌끼리 연결해 P2P 직접 송금을 하는 서비스다. 지난 2016년 7월 서비스 시작 이후 은행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신뢰도를 바탕으로 빠르게 파트너와 사용자 수를 늘리고 있다. 물론 낯선 사람에게 송금을 할 때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 전화번호나 이메일 주소를 잘못 적어 자칫 타인에게 송금해버리면 모두 본인 책임이 되기 때문.

어쨌든 핀테크 업계에선 대형 인수가 한창이다. 비자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년간 무려 7,688건에 달하는 투자가 결정됐고 조달 금액은 1,200억 달러에 달한다. 전 세계 인터넷 구매 인구 중 핀테크 사용자 비율도 크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점에선 비자가 API의 지배적 위치에 있는 기업을 인수한 건 현명한 전략일지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