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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퇴비장 시설, 2021년 문 연다

비영리 단체인 리컴포즈(Recompose)와 미국 건축사 올슨 쿤딕 아키텍츠(Olson Kundig Architects)가 2021년 새로운 퇴비장을 위한 시설을 연다고 밝혔다.

사망자 매장에는 광대한 토지와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한다는 문제가 있다. 화장을 해도 대량 연료가 소비되며 시체에 포함된 오염물질이 환경이나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은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매장이나 화장 문제를 해결하고 저렴하고 환경친화적인 장례 방법으로 리컴포즈가 제안하는 게 바로 퇴비장이다. 워싱턴DC는 지난 2019년 5월 시신을 유기 환원하고 가수 분해하는 2가지 프로세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2020년 5월 시행하기로 해 워싱턴DC에선 퇴비장이 합법화됐다.

퇴비장을 하면 시신은 관이 아닌 재사용 가능한 모듈식 용기에 보관된다. 용기 안에는 나무조각으로 가득 차 있고 시신은 30일에 걸쳐 미생물 분해를 해 퇴비로 바뀐다. 치아와 뼈 등을 포함해 개인 육체는 모두 흙이 되지만 맥박조정기와 금속 임플란트 등 무기물과 미생물이 분해할 수 없는 건 유기물 처리 과정에서 제거된다. 또 유해 미생물 등 병원체도 분해되기 때문에 병사한 사람도 퇴비장은 가능하지만 에볼라처럼 전염성이 높은 질병으로 죽은 사람이거나 원인 물질이 미생물에 분해되는 게 입증되지 않은 질환 사망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리컴포즈에 따르면 1명을 퇴비장해서 얻는 퇴비는 0.76m3다. 시체를 비료로 삼는다는 발상 자체는 이전부터 수목장 형태로 이뤄졌지만 매장한 시체 옆에 나무를 심는 수목장과 달리 퇴비장에선 시신은 비료가 되기 때문에 유족이 가져가거나 녹화 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

비용은 1인당 5,500달러로 추정된다. 워싱턴주에선 표준 수목장 비용이 6,000달러, 화장은 1,000∼7,000달러, 매장은 8,000달러라는 걸 감안하면 이보다 낮은 비용인 것. 또 전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는 화장보다 8분의 1로 매장과 달리 토양과 지하수 오염이 없기 때문에 기존 장례 방법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된다.

첫 번째 퇴비장 시설인 리컴포즈 시애틀은 시애틀 근교 SODO(South of Downtown) 지역에 건설되며 2021년 봄에 문을 연다. 워싱턴주 이외 지역 시신 수용도 실시하며 반입이 가능하다면 미국 이외의 시신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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