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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쓰면 칼로리를 더 많이 소모한다?

과거 연구를 통해 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평소보다 12% 더 많은 포도당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발견된 바 있다. 만일 포도당을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하는 뇌를 혹사하면 얼마나 칼로리가 소비될까.

1984년 열린 전 세계 체스 챔피언 타이틀 매치에선 당시 소련 출신 기사인 아나톨리 카르포브(Anatoly Karpov)는 쇠약을 이유로 경기를 돌연 중단했다. 그의 체중은 대회 기간 중 10kg 이상 빠졌다. 주최 측은 결국 더 이상 대국은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한다. 대국 중인 프로 체스 선수가 하루에 소모하는 열량은 평균 6,000칼로리라고 한다. 일반인보다 3배이며 운동을 하는 프로선수에 필적하는 양이다.

성인의 뇌 무게는 남성의 경우 1,350∼1,500g, 여성은 1,200∼1,250g 가량이다. 평균 체중의 2%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뇌는 포도당 형태로 하루에 350∼450칼로리를 소비한다. 이는 인체의 기초 칼로리 중 20∼25%를 차지한다. 이 비율은 몸 발달이 진행되지 않은 아이라면 더 크다. 5∼6세 어린이는 칼로리 중 60%가 뇌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이런 경향은 인간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몸길이 11∼15cm인 피그미마모셋과 다람쥐만한 작은 포유류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몸 전체 소비 열량에서 뇌가 차지하는 소비 열량 비율이 높다고 한다. 듀크대학 진화인류학자인 더그 보이어는 몸 크기대비 뇌 크기가 크면 소비하는 칼로리 비율도 높아진다고 추측하고 있다.

또 뇌에 전달한 에너지 대부분은 신경세포 시냅스 염증에 쓰고 있다면서 이 과정은 인간이 자는 동안에도 장기별 기능을 제어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동안에도 뇌가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만히 있어도 대량 칼로리를 소비하는 뇌가 풀가동되면 도대체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사실 칼로리는 그리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뭔가를 해결하고 뇌에 있는 새 작업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많은 양의 칼로리를 소비하게 된다면서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뇌가 이 부분에 쓰기 혈류량을 늘려 에너지 배급을 바꾼 것에 지나지 않으며 뇌 전체가 사용하는 에너지 총량은 거의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뇌의 기능 대부분은 우리가 자각할 수 없는 무의식 중에 행해진다고 말한다. 뭔가 새롭게 배우고 사물을 생각하는 등 의식적 활동과 뇌 칼로리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서두에 밝힌 체스 챔피언의 경우 대량 칼로리를 소비해 체중이 격감했는데 이유는 사실 생각과는 별 관계가 없다고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체스를 하는 중 카르포브의 호흡이 평소보다 3배나 빨라지고 근육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했다고 한다. 이런 육체적 긴장이 소비 칼로리를 늘려 정신적인 중압감에 따른 식사량 감소와 대회 기간 중 불규칙한 식습관ㅁ까지 더해 그의 체중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프로 체스 선수는 체력 훈련이나 조깅을 생활 습관에 도입하고 체력 증진에도 힘을 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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