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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점액에 유해 미생물 길들이는 기능 있다?

추운 계절이 되면 콧물이 나오지만 계절에 관계없이 입안이나 소화관 등 인체 많은 부분은 끈적끈적한 점액으로 덮여 있다. 인체 내 점액에 대해 조사하던 연구팀이 점액은 유해성이 있는 미생물을 길들이는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MIT 공대 생물 물리학자인 카탈리나 리벡(Katharina Ribbeck)은 오랜 기간 인간이 분비하는 점액에 대해 연구를 해왔다. 인체를 덮고 있는 점액은 식도와 위장을 부드럽게 하고 질 내에서 정자가 자궁 경부를 통과하는 걸 돕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연구팀이 조사한 점액에 포함된 건 뮤신(mucin)이라는 점성 물질이다. 뮤신은 설탕을 다량 함유한 단백질 혼합물. 세포 보호와 윤활 물질 역할을 맡는다. 연구팀에 따르면 뮤신은 작은 브러시처럼 보이는 물질이라고 한다.

우리 몸 표면에서 가장 많은 걸 차지하는 건 거의 연구되지 않은 물질이라는 말로 뮤신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전문가도 과거 점액은 공중 보건이나 의학 분야에선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액과 뮤신 연구는 복잡하고 다른 생물 의학 분야 대부분보다 뒤처지고 있다고 말한다.

보통 인체 점액은 외부 미생물을 잡는 필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점액에 미생물을 첨가한 결과 점액은 미생물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다고 한다. 오히려 미생물은 점액 속에서 자유롭게 부유하지만 면역 체계에 있어선 미생물이 응집해 침투하기 어려운 덩어리가 되는 것보다 점액을 부유하는 것으로 해결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점액에 포함된 모든 미생물을 인체가 죽을 필요는 없다. 인체에 악영향을 주는 미생물은 사실 소수이며 실제로 인체 내외부에 대량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 중에는 인체에 유익한 미생물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소화기관 점액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은 음식 소화에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인체와 미생물의 관계에 대해 인체는 미생물에 주거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미생물은 인체에 다양한 서비스를 해준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점액이 미생물을 친절한 주민으로 길들여주는 기능을 맡고 있는 게 아닐까 보고 있다.

연구팀은 뮤신을 구성하는 O-결합형 당쇄가 미생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에선 정상인에 감염되어도 병에 걸리지 않지만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겐 질병을 일으키는 녹농균 점액에 포함된 화상을 입은 돼지 피부와 인간의 상피 세포 등과 함께 배양했다.

실험 결과 O-결합형 당쇄 기능에 의해 녹농균 감염 능력이 저하되는 걸 발견했다. 또 O-결합형 당쇄는 녹농균에 의한 세포에 대한 공격, 독소 분비, 녹농균간 커뮤니케이션, 녹농균 덩어리 형성을 포함한 다양한 유전적 경로를 차단했다. 연구팀은 뮤신을 구성하는 O-결합형 당쇄가 갖는 기능에 대해 마치 요정의 가루 같다고 표현했다.

이번 논문에선 미발표됐지만 이 연구는 O-결합형 당쇄가 스트렙토코쿠스 무탄스(Streptococcus mutans)나 효모 같은 미생물을 녹농균처럼 길들일 수 있다는 것도 시사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미생물을 죽이는 항생제에 대항해 미생물이 항생제가 안 듣는 슈퍼버그로 진화하는 경우가 위험시되고 있다. 따라서 미생물을 죽이는 게 아니라 감염력을 약화시켜 길들이는 방식을 채택하는 게 감염에 대한 효과적인 전략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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