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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혁신했지만 쇠퇴한 기술 4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경제포럼이 한때 전 세계를 석권했지만 지금은 쇠퇴한 기술 4가지를 정리했다.

이에 따르면 첫 번째는 호출기. 일명 삐삐로 잘 알려졌던 호출기(Pager)는 1968년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1980년대 전성기를 맞았다. 한때는 전 세계에서 6,000만 명이 이용했다. 하지만 휴대전화가 등장하고 고성능화, 다기능화를 거듭하고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호출기 사용자는 급격하게 줄어든다. 영국 시장조사기관인 유고브(YouGov)에 따르면 영국 내 6∼18세 어린이 중 86%가 호출기가 뭔지 몰랐다고 한다.

다음은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1979년 소니가 워크맨을 출시하면서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는 음악을 휴대하면서 즐긴다는 개념 자체가 퍼졌다. 이런 이유로 워크맨이라는 단어는 휴대용 헤드폰 스테레오의 대명사가 됐고 1981년 프랑스어 사전, 1986년 옥스퍼드영어사전에 기재되기도 했다. 하지만 호출기와 마찬가지로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역시 아이팟 같은 MP3 플레이어가 등장하고 스마트폰이 다기능화를 하면서 지분을 잃고 서서히 사라져갔다.

다음은 플로피디스크. 1970년 IBM이 만든 플로피디스크는 1990년대 중반에는 전 세계에서 연간 50억 개 이상이 팔리는 등 소프트웨어 산업을 성장시키는 원동력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정보 저장 기술과 빠른 인터넷 보급으로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플로피 디스크에 담아 판매하거나 보관하지 않으려 했고 2011년 생산을 멈춘다.

물론 일부 분야에선 플로피디스크가 활약을 계속하고 있으며 물리적 제약을 안 받는 가상머신에서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를 계속 쓰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도 2019년 8월 리눅스 창조자로 알려진 리누스 토발즈가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버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막을 내리고 있다.

마지막은 비디오 카세트 리코더다. 비디오테이프가 영상 매체 주류였던 1990년대 무렵까지는 비디오테이프를 이용해 영상을 기록, 재생하는 비디오 테이프 리코더는 가정에서 영상 콘텐츠를 즐길 필수품이었다. 하지만 DVD와 블루레이 등 용량이나 전송 속도가 뛰어난 매체가 등장하면서 점차 시들해졌다. 이후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비디오 카세트 리코더는 입지를 완전히 잃는다.

미국 대형 비디오 대여 체인인 블록버스터는 한때 전 세계에 9,0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2019년 기준으로는 미국 오리건주에 1개만 남았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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