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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배틀, 동물 학대로 삭제한 유튜브

자작 로봇끼리 결투를 벌이는 로봇 배틀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동물 학대 콘텐츠로 유튜브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삭제되는 일이 발생했다.

미국에선 드릴과 망치, 회전톱 등 수단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을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거친 로봇 배틀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배틀봇(BattleBots)이라는 TV 경기 시리즈가 오랫동안 방송되기도 했다.

이번 유튜브에서 자작 로봇 동영상이 삭제됐다고 밝힌 쪽 역시 제이미슨 고(Jamison Go)라는 배틀봇 참전자다. 그는 유튜브 측에서 영상 심사 결과 지침 위반이 판명되어 삭제됐다고 밝히고 동물에 불필요한 고통이나 피해를 고의적으로 주는 콘텐츠나 동물끼리 싸움을 부추기고 강제하는 콘텐츠는 금지되어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예를 들어 투견이나 투계 등 교육목적이나 예술, 과학 관련 콘텐츠라면 케이스마다 판단한다는 내용을 담은 것.

그는 본인은 동영상 9개가 이 같은 조치를 당했지만 다른 사용자는 수백 개가 삭제됐다고 밝혔다. 도대체 어떤 근거나 알고리즘으로 로봇 결투를 동물 학대로 판정했을까. 유큐브는 자동으로 검색하고 플래그를 AI가 판단해 투견과 결투 로봇을 구별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측은 이번 동물 학대 판정은 내부 오류라며 중재 시스템의 과잉 반응이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측은 이런 오판으로 이뤄진 삭제는 사용자 측이 재심사를 신청하는 수단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실수로 지워진 동영상도 이미 되살린 상태다. 또 로봇 배틀은 당분간 금지하는 규칙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동은 어디까지나 오판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번 오류와는 다른 방향이지만 로봇이 진화해가면 결국에는 고통받는 것처럼 보이는 로봇에 대한 학대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지,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에 대한 인권이나 권한은 인정될지 등에 대한 얘기가 현실화될 지도 모른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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