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의대와 한국 과학기술대학원 연구팀이 뇌에 묻은 무선 장치를 무선 통신 규격인 블루투스로 연동해 쥐의 행동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워싱턴 의대 연구팀이 개발한 무선 장치 중 쥐의 머리에 실제 묻는 부분은 머리카락 크기 정도 밖에 안 된다. 무선장치 본체는 쥐 머리에 고정시키는데 이 단말기와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를 블루투스로 연동한다. 무선 장치를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는 건 물론 본체에 탑재한 약을 쥐에 투여할 수도 있다. 뇌에 포함된 끝부분에는 작은 LED를 내장했는데 빨간색과 파란색 빛을 낼 수 있다. 무선장치가 작동하는 만큼 빛으로 신경에 자극을 주는 빛 유전학 기술을 채택했기 때문.
신경 활동을 조작하는 방법으로는 전기 자극을 주로 이용하는데 이 기술은 전극 주위에 있는 모든 세포가 자극을 받게 되어 정밀한 제어가 곤란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하면 유전학적 방법에 의해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특정 세포에 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정밀도가 높은 신경계 제어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광유전학 기술은 지금까지 케이블을 연결한 상태여야 가능했고 대상인 쥐의 움직임이 저해되거나 금속 무선장치가 뇌에 손상을 주는 것 같은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무선장치는 블루투스로 제어할 수 있어 케이블이 필요 없고 연성 소재로 만들어 뇌 손상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또 약물을 담은 칩도 카트리지 형태로 교환할 수 있기 때문에 약을 보급하기 위해 무선장치를 적출할 필요도 없다. 이에 따라 기존 무선장치보다 훨씬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이 장치를 쥐에 장착해 GABA-A 수용체 차단제를 투여하면서 빛에 의한 자극을 주는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50cm 사방 방안을 일정한 방향으로 회전하는 것 같은 실험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뇌의 신경 전달 물질이 어떻게 행동을 제어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 지식과 나노스케일 공학 기술을 응용한 뇌 무선 장치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파킨슨이나 알츠하이머 등 치료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