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나이(Chennai)는 인도에서 6번째로 큰 도시지만 심각한 물 부족 사태에 빠졌다. 올해 2월에 촬영한 이미지를 보면 물이 풍부했던 저수지지만 4개월 후에는 충격적일 만큼 거의 사라진 걸 볼 수 있다.
첸나이는 인구 465만 명이 살고 있는데 어떻게든 물을 확보하기 위해 담수화 플랜트를 풀가동해 연일 트럭이나 기차로 물을 나른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해결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의 물 관리가 미흡했던 것 외에도 지하수를 과도하게 퍼낸 것도 물 부족 사태를 일으킨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기후 변화까지 겹치면서 물이 순환화는 구조가 깨진 것이다.
기후 변화는 폭염을 불러왔고 물 증발을 재촉하는 동시에 지표면 온도를 끌어올렸다. 첸나이는 지난 60년간 기온이 1.3도나 상승했고 당속 수분이 점점 소진되어 버리고 있었다.
무서운 건 첸나이 뿐 아니라 전 세계 도시에서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도 지난해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고 브라질 상파울루는 2015년 가뭄으로 물 부족에 시달렸다. 미국 캘리포니아도 가뭄이 몇 년간 계속되다가 2018∼2019년 기록적인 강우량 덕에 간신히 살아난 바 있다.
기후 변화로 지구 기온이 서서히 상승하는 지금 비가 갑자기 쏟아지거나 반대로 전혀 내리지 않는 등 기상 패턴이 이상해지고 있다. 첸나이의 경우 지난해 비가 200일 가까이 안 왔다. 그 밖에 우기에도 대단한 비는 내리지 않고 싱겁게 끝났다. 올해 들어선 첸나이에는 저수지 4곳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5월 무더위가 물을 빼앗았다.
6월 중순 저수지가 모두 소진되자 더 이상 첸나이를 구할 수 있는 건 비가 오는 것 밖에 없다는 탄식이 나왔다. 하지만 이후에도 비는 내리지 않고 위급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첸나의 물 부족 현상에는 난개발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40년대 이후 첸나이의 인구 증가율은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인구가 급증하는데 물 관리가 계획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던 탓에 시내의 물 공급 시스템은 낭비가 많고 허술했다. 수도 미터기조차 없었던 탓에 물 사용을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못한 것이다.
도시화가 진행되고 표면이 콘크리트로 덮이면서 빗물이 땅속에 침투하기 어렵게 된 것도 지하수 고갈로 이어지게 됐다. 우물을 파도 물이 나오지 않으면 저수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강우량이 부족해지면서 저수지 물도 바닥을 드러냈고 급기야 다른 곳에서 급수 트럭에 의지하게 된 것이다. 첸나의 비극은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 변화와 정책 실패가 겹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담수화 플랜트 증설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빗물 저장, 물 재사용, 농지 관개 효율 확보 등을 권한다. 수자원 보호를 위해 노력이 필요한 때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