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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 지구력 높여주는 장내 세균?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내 세균은 사람의 음식 맛이나 분위기를 느끼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런 점에서 대장은 제2의 뇌라고 할 수 있다. 또 최근 연구에선 운동 선수에게는 지구력을 향상시켜주는 장내 세균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조슬린당뇨병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장거리 주자와 운동이 부족한 사람을 비교한 결과 장거리 운동선수의 장내에서 베이요넬라 속 박테리아(Veillonella atypica)가 두드러지게 많다는 걸 발견했다는 것.

이에 따라 이 박테리아를 장내에 주입한 실험용 쥐와 일반 쥐를 대상으로 어느 쪽이 지구력이 더 뛰어난지 비교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박테리아 접종을 받은 쥐가 그렇지 않은 쥐보다 13% 더 오래 달릴 수 있었다고 한다.

베이요넬라 속 박테이라는 젖산을 거의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하는 박테리아다. 젖산은 근육 운동에 의해 발생하는 물질이지만 연구팀은 이 박테리아가 젖산을 제거하는 것보다는 젖산을 대사해 생산하는 프로피온(Propionate)이라는 물질이 열쇠라고 보고 있다. 프로피온을 쥐 창자에 직접 주입해도 마찬가지로 쥐의 지구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확인됐기 때문.

이런 일련의 실험 결과를 통해 연구팀은 장거리 주자와 이 박테리아의 일종과 공생관계가 있는 게 아닐까 가설을 세웠다. 이 가설은 장거리 운동선수의 혈중에서 발생한 대량 젖산이 장으로 옮겨져 이 박테리아가 번식하고 박테리아가 생산한 프로피온이 선수의 능력을 향상시켜준다는 것이다.

프로피온이 장거리 운동 선수의 지구력을 높여주는 메커니즘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연구팀 추측에 따르면 프로피온이 창자벽에 흡수되어 에너지로 활용되거나 프로피온 소염 작용이 근육 피로를 억제할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프로피온을 섭취하면 선수가 될 수 있냐고 한다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은 문제다. 프로피온은 위산 등 소화액으로 분해되기 쉽기 때문에 캡슐에 넣어 섭취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이 박테리아를 활용한 생균제에 의해 장내 세균을 개선시켜 제2형 당뇨병과 심장질환 환자의 운동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내 세균 연구가 생활 습관병 치료를 진전시킬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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