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도의 AI를 사용한 챗봇은 자연스러운 대화를 실시간으로 생성하고 대화 내용을 기억해나가기 때문에 AI 채팅을 친구나 연인 대신 사용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다. AI 챗봇을 운영하는 조이AI(Joi AI)가 10대 중반부터 20대 후반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83%가 챗봇과 의미 있는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80%가 법률로 인정된다면 챗봇과의 결혼도 고려한다고 답했다.
사용자에게 친구나 연인처럼 행동하는 AI 컴패니언 앱으로는 리플리카(Replika)가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리플리카에서 매일 AI 컴패니언과 대화한 결과 연애 감정을 품고 연인을 만들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한편으로는 AI 여자 친구에게 욕설을 하거나 비난하는 등 가정폭력이나 학대로 보이는 로그가 늘고 있다는 보고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따른 사양 변경으로 AI 친구나 연인이 갑자기 차가워졌다는 보고 등 문제점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조이AI 역시 AI 컴패니언 서비스를 주력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다. 조이AI에서는 기존 인물을 나이나 성별, 성격으로 선택해 채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다.
인간과 AI 컴패니언 사이에 생기는 독특한 관계를 조이AI 측은 AI 관계(AI-lationships)라고 명명했다. 한 인간관계 치료사는 AI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실제 인간관계를 대체하는 게 아니지만 AI와의 관계는 감정적 행복감을 높이는 독특한 감정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AI 관계에 대해 언급했다.
그런 조이AI가 지난 4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1997년부터 2012년 사이 태어난 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이 2,000명을 대상으로 AI 컴패니언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Z세대 75%가 AI 파트너는 인간 교우관계를 완전히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 80%가 AI와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판명됐다. 조이AI 측은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는 AI와 특별한 관계를 갖는 것에 대해 적극적이라고 결론지었다.
회사 측은 중요한 주의점으로 Z세대 2,000명을 대상으로 했다고 밝혔지만 연령 분포나 대상자 속성은 명확히 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조사 결과가 실제 경향을 보여준다고 생각되지 않아 조사 세부사항을 문의했지만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 만일 조이AI 측 조사가 조이AI 사용자 등 AI 컴패니언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면 AI 관계에 관한 응답이 극단적으로 편향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 하버드 대학 의학부의 디지털 인지 연구 디렉터이자 임상 신경심리학자인 시파리 싱은 AI와의 교류는 편견 없는 상호작용이나 토론이 가능하고 언어나 사고 과정을 모방해주기 때문에 강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AI와의 대화에 관한 주의점을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AI는 설령 잘못된 의견이라도 이에 공감하고 정당화해주기 때문에 부적절한 신념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또 친밀한 대화 속에 포함된 개인정보 등을 AI가 수집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거나, AI가 해커 등으로부터 많은 잘못된 정보나 과격한 의견을 받아 학습할 가능성이 있는 등 문제점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AI를 사용하는 건 경우에 따라서는 효과가 있지만 AI가 뭘 할 수 있고 뭘 할 수 없는지에 대해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챗봇과의 대화에 빠져든 14세 소년이 자살한 사례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