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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관세 인상분 표시하려다 철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건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 물가가 상승하고 이전부터 인플레이션으로 고통 받던 소비자 생활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아마존이 특정 상품 가격에 관세 영향을 표기하는 걸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퍼졌지만 백악관이 이를 견제한 결과 즉시 아마존이 계획을 포기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4월 29일 아마존 계획에 정통한 인물 발언을 빌려 아마존 상품 가격 옆에 총액 중 관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표시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같은 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에게 이 보도에 관한 질문이 제기되자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아마존의 적대적이고 정치적인 행위라며 바이든 정권이 인플레이션율을 지난 40년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는데 아마존은 왜 같은 일을 하지 않았냐며 아마존은 중국 프로파간다 기관과 연계되어 있으므로 놀랍지 않다는 말로 불쾌감을 표명했다. 레빗이 언급한 보도는 2021년 로이터 기사를 가리킨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에게 사적인 전화를 걸어 아마존 사이트에 관세 비용이 명시된다는 보도에 관한 불만을 표했다고 한다.

기자회견 2시간도 지나지 않아 아마존은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 병기를 검토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추가 비용을 표기하는 계획을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측은 미디어 성명을 통해 초저가 스토어인 아마존홀(Amazon Haul) 운영팀은 특정 상품에 수입세를 표시하는 안을 검토했지만 이는 승인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홀은 20달러 이하 상품만 취급하는 특설 코너로 2024년 11월부터 미국에서 베타 버전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아마존 매출 60%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독립 소매업자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중국에서의 수입품에 145%라는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는 아마존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 기업인 스마트스카우트(SmartScout) 조사에 따르면 4월 9일 이후 아마존에서는 900개 품목 가격이 평균 29% 상승했으며 가격 상승 중 25%는 중국에 기반을 둔 판매업자에 의한 것이었다고 한다.

회견에서 기자로부터 아마존 측 행보는 관세 정책의 대가를 치르는 게 중국이 아닌 미국 소비자라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레빗 대변인은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며 아마존 발표에 관해 대통령과 전화로 방금 대화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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