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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상 “생성형 AI, 영화 내 사용 여부는…”

아카데미상 선정 및 수여를 담당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4월 22일 새로운 조항을 추가한 영화 응모자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추가된 규칙에는 생성 AI에 관한 언급이 있어 처음으로 생성 AI에 관한 규칙이 문서화된 형태가 됐다.

2024년 제작된 영화 브루탈리스트(The Brutalist)가 아카데미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됐을 당시 작품 속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헝가리계 유대인 건축가인 주인공과 그의 아내가 사용한 헝가리어에 AI를 사용해 편집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브루탈리스트에서 영화 편집을 담당한 다비드 얀초에 따르면 헝가리어에서는 특정 단어 발음이 어렵기 때문에 배우가 말하는 단어 일부를 AI로 조정해 자연스러운 헝가리어로 들리게 했다고 한다. 또 주인공 건축가가 작품 속에서 만든 일련의 건물과 건축도면을 생성 AI로 제작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그밖에도 듄(DUNE) 속 사막 행성이나 컨플리트 언노운(A COMPLETE UNKNOWN) 등 다양한 주목작이 AI를 활용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면서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아카데미상 응모 요건 변경을 추진해왔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시점에는 작품 내 AI 사용 여부를 공개할 의무를 아카데미상 노미네이트 요항으로 추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었다.

최종적으로 4월 공개된 아카데미상 영화 응모자격 가이드라인에는 생성 AI를 비롯한 영화 제작에 사용된 디지털 도구에 관해서는 노미네이트 가능성을 높이는 것도 손상시키는 것도 아니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새로운 규칙에서는 검토되던 AI 사용 여부 공개가 의무화되지 않고 AI 사용 자체는 아카데미상 노미네이트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명시된 형태가 됐지만 함께 아카데미와 각 지부는 상을 수여할 영화를 선택할 때 창조적인 작가성 중심에 인간이 어느 정도 있었는지를 고려하고 업적을 판단한다고도 기재되어 있다. 따라서 생성 AI로 대부분을 제작한 영화나 AI에 의해 작품성이 손상된 경우에는 아카데미상에 적합하지 않다고 간주된다. 그밖에 새로운 규칙으로 추가된 것으로는 최종 투표에 참여하는 회원은 특정 카테고리 후보 작품을 모두 시청해야 한다는 점이 정해졌다. 다만 보도에선 투표자는 투표용지에 각 작품을 시청했다는 내용을 기재해야 하지만 모두 봤다고 거짓말하는 건 여전히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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