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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취업 시험 봤다가 퇴학당한 창업자…530만 달러 투자 유치

AI를 활용해 취업 코딩 테스트를 통과하고 아마존, 메타, 틱톡 등 대기업으로부터 채용 제안을 받은 콜롬비아대 학생이 이를 SNS에서 자랑하다가 퇴학당했다. 이후 그는 무엇이든 치트하는 AI를 표방한 스타트업을 창업해 530만 달러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21세 전 콜롬비아대 학생인 쥔진 리(Chungyin Li)는 IT 기업 취업 면접 코딩 시험에서 AI를 사용한 게 문제가 되며 퇴학 처분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AI 기업 클루리(Cluely)를 창업했다. 다만 리는 애초에 정식으로 취업할 생각은 없었다고 밝혔다.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하며 창업을 준비하던 그는 같은 목표를 가진 니얼 샨무감과 대학에서 만나 여러 앱과 AI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이에 그는 먼저 화제를 모으기로 결심하고 코딩 인터뷰 플랫폼(LeetCode)에서 치트를 할 수 있도록 돕는 AI 툴인 인터뷰 코더(Interview Coder)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메타, 틱톡, 아마존, 캐피털원 등 주요 IT 기업으로부터 인턴십 제안을 연이어 받아냈으며 이를 경력으로 링크드인에 게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식적인 경력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링크드인 계정은 차단됐다.

그 중에서도 아마존 시험에서는 온라인 평가부터 오퍼 수락까지 전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해 유튜브에 올렸다. 이 영상으로 리는 순식간에 유명해졌지만 영상은 모두 아마존 측에 의해 삭제됐다.

이후 그는 콜롬비아대로부터 인터뷰 코더 사용은 학칙 위반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리에 따르면 이는 아마존 고위 관계자가 콜롬비아대에 이 학생을 징계하지 않으면 앞으로 콜롬비아대 학생은 채용하지 않겠다고 압박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으로부터 받은 경고 문서도 SNS에 게시했고 이번에는 기밀 문서 배포를 이유로 정식 퇴학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악명을 통해 꿈을 이룬다는 계획은 결국 현실이 됐다. 인터뷰 코더를 기반으로 역시 콜롬비아대에서 퇴학당한 샨무감과 공동 창업한 AI 스타트업 클루리는 벤처캐피털로부터 주목을 받았고 530만 달러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크루리는 이 AI 툴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영상을 제작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다만 이 영상에서 AI 도움으로 여성을 유혹하는 장면이 등장하지만 이는 클루리 본래 목적이 아니다. 4월 출시된 클루리는 오픈AI AI가 탑재된 맥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백그라운드에서 실행되며 시험 응시자가 커닝 방지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현재 윈도 버전도 개발 중이라고 한다.

클루리는 발표한 매니페스토에서 자사는 모든 걸 치트한다며 세상은 이를 부정행위라 비난하겠지만 계산기, 맞춤법 검사기, 구글도 처음엔 그랬다고 말한다. 기술이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 때마다 세상은 공포에 휩싸이고 결국 적응하며 마치 당연했던 것처럼 잊어버린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며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세상 구조를 다시 정의한다며 미래는 더 이상 노력에 보상하지 않으며 보상받는 건 영향력이니 치트를 시작하자며 모두가 치트하면 그건 더 이상 치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마존 면접에서 부정행위를 한 영상을 공개할 당시가 가장 큰 용기를 필요로 했다고 밝힌 리는 그저 유튜브 조회수를 위해 자신의 커리어와 학업을 모두 망쳤다고 생각했었다며 자기 자신과 직감을 더 믿고 남의 말은 덜 믿어야 한다며 실제로 위험한 일은 보기만큼 위험하지 않다면서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하라고 조언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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