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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넣기만 하면 마이크로플라스틱 제거해준다?

페트병 음료나 식염에 대량 플라스틱 입자가 들어있다는 조사 결과가 밝혀지는 등 마이크로플라스틱은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새롭게 물에 넣기만 하면 물속 마이크로플라스틱 입자를 포획하고 이후 수면으로 떠올라와 마이크로플라스틱까지 함께 회수할 수 있는 마이크로클리너(Microcleaner)를 개발했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연구팀이 3월 25일자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발표한 마이크로플라스틱 제거제는 조개류 껍질이나 갑각류 외골격 등에 포함된 키틴으로 만든 생체 폴리머인 연질 수지상 콜로이드(SDC)로 만들어졌다.

세밀하게 분기된 구조를 가진 SDC는 도마뱀붙이 발바닥이 벽에 달라붙는 것과 같은 분자간 힘인 반데르발스력으로 마이크로플라스틱을 모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양전하를 띠는 키틴 특성 덕분에 음전하를 띤 마이크로플라스틱을 정전기 힘으로 효과적으로 흡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정화 입자는 조개류를 가공할 때 폐기물에서 얻은 키틴이 원료인 생분해성 폴리머인 키토산으로 만들어졌다며 이런 바다에서 얻은 환경에 안전한 재료를 사용해 플라스틱 회수 기술은 더 지속 가능한 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이크로플라스틱이 포함된 대량 물에 SDC를 살포하는 건 어렵고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얽힌 SDC는 물 바닥에 가라앉기 때문에 회수도 쉽지 않다.

따라서 연구팀은 먼저 SDC를 포함한 액적을 발수성 소재 표면에서 건조시켜 작은 펠릿 상태로 고형화했다. 이어 펠릿 일부에 식물 유래 오일인 유제놀을 도포했다. 연구팀이 오일을 바른 건 SDC 펠릿의 일부 표면장력을 저하시켜 마랑고니 효과, 이른바 장뇌선(樟腦船) 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한 것이다. 장난감 배처럼 펠릿이 수면을 돌아다니면서 조금씩 물에 녹아 SDC가 골고루 물속에 살포되도록 했다.

연구팀은 또 SDC에 젤라틴으로 코팅한 마그네슘을 첨가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SDC는 물에 가라앉지만 젤라틴이 서서히 녹아 마그네슘이 물과 접촉하면 작은 기포가 발생해 SDC가 물에 뜨게 된다.

이에 따라 물에 넣으면 자동으로 물속에 마이크로플라스틱 제거제를 살포하고 제거제가 플라스틱 입자를 얽어 잡으면서 수저에 가라앉았다가 최종적으로 수면으로 떠올라와 쉽게 회수할 수 있는 마이크로클리너가 완성됐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대량으로 떠밀려 오는 것으로 유명한 하와이 칼로미 비치에서 채취한 해수를 사용해 마이크로클리너가 다양한 크기 마이크로플라스틱을 회수할 수 있다는 걸 실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회수된 마이크로클리너 덩어리를 키토산으로 가공해 다시 마이크로클리너를 생산하는 구상도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회수한 스컴을 바이오프로세스로 키토산으로 가공하고 그걸 사용해 마이크로클리너를 더 제조해 더 많은 마이크로플라스틱을 포획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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