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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사람, AI 챗봇 사용하면 외로움 더 증가한다”

오픈AI와 MIT 미디어랩이 AI 챗봇이 사람들의 감정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2가지 공동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에서는 챗봇 사용이 외로움, 사회적 교류, AI 의존 경향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됐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챗GPT 플랫폼에서 이뤄진 대화 데이터 400만 건을 바탕으로 헤비 유저 6,000명 행동이 분석됐다. 함께 4,000명 이상 사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주관적인 경험에 관한 데이터도 수집됐다.

2번째 연구는 무작위 비교 시험이라는 방법을 사용해 28일간 참가자 981명을 추적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사용하는 챗봇 종류와 일상적인 대화 내용을 조합한 9가지 조건에서 사용자 감정 상태 변화를 측정했다.

결과적으로 음성을 통한 대화는 초기 단계에서는 외로움이나 의존 경향 감소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 그 효과가 줄어들고 오히려 외로움이나 문제적인 사용 경향이 높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그 중에서도 비감정적인 음성 모드를 사용한 경우에 그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화 내용에 따라서도 영향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적인 주제를 다룬 경우 조금 외로움이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된 반, AI에 대한 의존 경향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 한편 비개인적인 주제를 지속적으로 나눈 사용자에게는 의존 경향이 나타나는 사례도 있었다.

또 챗GPT를 친구처럼 느낀다고 응답한 사용자는 대화 중에 애칭을 사용하거나 개인적인 질문을 주고받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극히 일부 사용자에게서는 대화의 감정적인 경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는 예도 관찰됐다.

반면 많은 사용자는 작업 지향적인 이용에 그쳤으며 감정적인 상호작용은 제한적이었다. 다만 이용 시간이 긴 사용자에게서는 사회적 교류 감소나 의존 경향의 상승과 같은 경향이 전반적으로 관찰됐다.

연구자는 본 연구 한계로서 계절 변동이나 개인 생활 환경 등 외적 요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과 자기 보고에 의한 응답 주관성을 꼽았다. 또 AI 챗봇 사용이 외로움의 원인이 되는지 결과로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향후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AI와의 관계가 과도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보이는 한편 AI 리터러시 향상과 설계 단계에서의 윤리적 배려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외로움에 대처하려면 기술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실제 사회에서의 사람과의 연결이 필수적이라고 결론지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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