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은 일부 제품이 특정 지역으로 배송되는 걸 제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규제가 엄격한 게 서적으로 중동 같은 국가에서는 특정 장르 서적을 구매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존이 설정한 금서 세부 내용에 대해 토론토 대학 보안 연구기관 시티즌랩(Citizen Lab)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시티즌랩에 따르면 아마존 스토어에 도입된 특정 제품의 특정 지역으로의 배송을 제한하는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최소 한 지역으로의 배송이 제한된 상품이 1만 7,050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한 지역에서 해당 상품을 구매하려고 하면 일시적으로 재고가 없다고 표시되는 등 다양한 오류 메시지가 표시된다. 실제로 장바구니에 추가한 상품에 오류 메시지가 표시된 메시지 패턴으로는 현재 구할 수 없음, 일시적으로 재고 부족, 이 아이템은 선택한 배송 장소로 발송할 수 없다는 3가지 유형이 확인됐다.
시티즌랩은 아마존 사이트를 계층화해 내부 구조를 분석해 어떤 제품과 지역에서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지 측정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배송 제한이 자주 적용되는 제품은 와이파이 라우터나 아동용 카시트 등 다양하지만 가장 일반적인 카테고리는 서적이었다. 규제를 받고 있는 지역으로 확인된 곳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기타 많은 중동 국가 외에도 브루나이 다루살람, 파푸아뉴기니, 세이셸, 잠비아 같은 아시아 지역이다. 국가별 검열 제품 수를 표로 나타낸 걸 보면 가장 많은 곳은 UAE로 1만 3,604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주의할 점은 국가별로 입수 가능한 제품 수가 다르기 때문에 제품이 많을수록 제한 제품도 많을 가능성이 있다.
시티즌랩 분석에 따르면 제목에 게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책이나 독일에서의 동성애자 박해 역사를 다룬 책 등을 포함한 LGBTIQ, 마술이나 도시전설, 점성술, 기독교 관련을 포함한 오컬트, 포르노 소설이나 성행위 방법 책을 포함한 에로, 성교육 교재 등 건강 관련 항목이 아마존 규제 대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검열된 주제에 LGBTIQ가 포함되어 있어 시티즌랩은 이번 조사 결과는 아마존 내 LGBTIQ 권리에 대한 공약과 전체 사용자의 권리 존중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이 상품 배송에 규제를 두고 있는 이유에 대해 아마존은 배송 제한에 관한 FAQ에서 모든 법률과 규제, 그리고 아마존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 정부 수입/수출 요건, 제조사 제한 또는 보증 문제로 인해 아마존이 고객 위치로의 배송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는 등을 명시하고 있다. 과거에는 아마존이 UAE 정부 압력을 받아 사이트 검색 결과에서 LGBTQ 관련 항목을 제외했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아마존이 서적 내용에 따른 금서를 설정한 예로 아마존은 LGBTQ+ 정체성을 정신 질환으로 묘사하는 서적을 판매하지 않기로 선택했다고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언급했다는 게 2021년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2021년 2월경 아마존은 보수파 작가가 집필한 반트랜스젠더 주장이 포함된 서적을 저자에게 통지 없이 스토어에서 삭제했기 때문에 공화당 상원 4명이 이 검열은 보수적인 미국인 의견이 아마존 플랫폼에서는 환영받지 못한다는 신호라며 아마존에 항의를 보냈다고 한다.
아마존 측 규제에 대해 시티즌랩은 아마존 검열에 대한 접근 방식 그 중에서도 LGBTIQ 관련 서적에 관해서는 회사 정책에 기반한 인권 노력과 업무 관행 사이에 큰 격차가 있음을 반영한다며 이 문제는 투명성 및 효과적인 불만 처리 메커니즘 부재로 악화되어 영향을 받은 이들은 아마존 검열 방침을 명확히 이해할 수 없고 구제책이나 선택지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