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과학자 76% “현행 AI 스케일업해도 범용 인공지능 개발할 수 없다”

오픈AI와 구글 같은 기업이 인간처럼 미지의 상황에서도 새로운 기술을 효율적으로 습득하고 적응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AGI)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인공지능학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AI 연구자 475명 중 76%가 현재의 대규모 언어 모델을 스케일업해도 AGI를 개발할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한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 더 높은 성능을 가진 AI 개발을 위해 막대한 자금과 에너지가 투입되고 있으며 생성 AI 산업이 전 세계 벤처캐피털 설립에 할당하는 예산은 2024년에만 560억 달러에 달한다. 또 AI 개발을 위한 거대한 데이터센터 복합시설도 다수 건설되고 있으며 미국 내 데이터센터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2018년부터 2024년 사이 3배 증가했다.

더불어 AI 모델 개발에는 학습 자료가 되는 데이터세트가 필수적이지만 이미 대규모 모델은 접근 가능한 데이터의 대부분을 학습했으며 2028년까지 데이터를 모두 소진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미국 인공지능학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AI 연구자 475명 중 76%가 현행 대규모 언어 모델을 스케일업해도 AGI를 개발할 가능성이 낮거나 매우 낮다고 응답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컴퓨터 과학자 스튜어트 러셀은 AI 기업 투자는 이미 과도해졌으며 투자를 너무 많이 했다고 실수를 인정할 분기점은 이미 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AI 개발 접근법이 지닌 기본 문제는 모든 게 대규모 피드포워드 회로 그러니까 데이터가 입력에서 출력까지 일방적으로 흐르는 유형 훈련을 수반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AI 아키텍처에는 개념을 표현하는 방법에 근본적인 제한이 있기 때문에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도 단편적인 표현만 생성할 수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훈련 비용이 대형 AI 개발 기업보다 수십 분의 일에 불과하면서도 오픈AI o1 같은 AI 모델과 동등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DeepSeek R1 출시로 인해 AI 개발 비용을 증가시키는 스케일링이 AI 개선에 필수적이라는 가정이 뒤집혔다. 또 이런 저렴하면서도 고성능인 모델 등장으로 인해 조사 대상이 된 AI 연구자 중 79%가 AI 기능에 대한 인식이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러셀은 현행 AI 개발 경쟁이 버블이라고 생각하는 전문가가 많이 존재한다며 그 중에서도 DeepSeek R1처럼 고성능 모델이 오픈소스로 제공되는 시기에는 더 그렇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딥시크 성공은 AI 시스템 설계 방법에 엔지니어링 혁신 여지가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일부 전문가에 따르면 확률적 프로그래밍이 현행 아키텍처보다 AGI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또 기존 AI 모델보다 정확한 응답을 생성하는 추론 모델을 다른 기계학습 시스템과 결합해 AGI 개발이 진전될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