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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든 남극 오존홀…프레온 가스 배출 감소 노력 성과

지구 대기에서 오존 농도가 높은 층은 오존층이라고 불리며 지구에 내리쬐는 자외선을 흡수해 생태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20세기에는 오존층에 생긴 구멍인 오존홀(Ozone Hole)이 남극 상공에서 확인되어 큰 사회 문제가 됐지만 새로운 연구에서는 오존 홀이 세계 각국 노력으로 축소됐다는 게 확인됐다.

남극 상공 오존이 남반구 봄에 해당하는 9~12월 감소해 마치 구멍이 뚫린 것처럼 보이는 오존홀은 1985년 논문에서 보고됐다. 그 주요 원인으로 여겨진 건 과거 에어컨이나 냉장고 냉매 등에 널리 사용되던 프레온 가스(클로로플루오로카본: CFC)다. CFC는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며 대기 중에 방출되면 거의 분해되지 않은 채 성층권에 도달하고 자외선에 의해 분해되면 염소 원자를 방출한다. 이 염소 원자가 촉매가 되어 오존을 분해하는 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는 게 밝혀졌다.

이에 1987년 채택된 몬트리올 의정서에서는 오존층을 파괴할 우려가 있는 CFC 등 제조와 소비, 무역을 규제하는 게 정해졌다. 그 결과 오존홀은 해마다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2018년에는 남극 오존홀이 1988년 이후 최소 크기가 됐다고 보고됐다. 하지만 이 오존층 회복이 CFC 등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국제적 노력 때문인지 아니면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 때문인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연구팀은 남극 오존층이 회복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정량적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서는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클라우스 하셀만이 제안한 핑거프린팅(지문법)이라는 방법으로 자연 내 기상 노이즈와 기타 요인을 분리한 분석이 이뤄졌다.

연구팀은 먼저 같은 지구 대기 시뮬레이션을 서로 다른 평행 세계적 시작 조건으로 여러 개 생성했다. 그리고 온실 효과 가스나 CFC 등 오존층 파괴 물질 배출량이 변동하지 않고 기후 변화만 발생하는 패턴, 온실 효과 가스 배출량 증가만 일어나는 패턴, 그리고 오존층 파괴 물질 감소만 일어나는 패턴으로 시뮬레이션을 실행했다.

이후 다양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비교해 남극 오존층이 계절과 고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했다. 또 2005년 이후 인공위성으로 관측된 실제 남극 오존 홀의 변동도 결합해 인간 행위가 오존층 변화에 미친 핑거프린트를 찾았다.

분석 결과 인위적인 오존층 파괴 물질 배출량 감소가 남극 오존층 회복을 야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확인됐다. 2018년에는 핑거프린트가 강해서 95% 신뢰도로 오존층 회복은 오존층 파괴 물질 배출량 감소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오존 연구에서 배울 수 있는 건 다양한 국가가 이런 조약에 빠르게 따라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서로 협력하여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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