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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 제소한 美 법무부…왜?

서버 등 기업용 하드웨어 부문을 휴렛팩커드(HP)로부터 물려받아 탄생한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2024년 1월 네트워크 기기 대기업 주피터네트웍스(Juniper Networks)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국 법무부(DOJ)가 1월 30일 네트워크 기기 시장의 경쟁이 저해된다며 인수를 저지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DOJ 측 소송은 지난 1월 9일 HPE가 주피터네트웍스를 140억 달러 규모로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에서 비롯됐다. HPE 안토니오 네리 CEO는 주피터네트웍스를 인수해 최신 AI 기반 네트워크 기술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DOJ는 HPE의 주피터네트웍스 인수가 성사되면 네트워크 기기 시장 내 대기업이 HPE, 주피터네트웍스, 시스코라는 현재 3사에서 2사로 줄어들어 경쟁이 배제된다고 지적하며 반독점법에 근거한 HPE 제소를 단행했다. 법무부 반독점국 오미드 아세피 법무차관보 대리는 이번 인수가 가져올 위협은 허구가 아니라며 미국 병원과 중소기업 등 많은 산업이 무선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번 인수안은 경쟁을 크게 배제하고 혁신을 약화시켜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 상당 부분이 무선 기술 제공업체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HPE와 주피터네트웍스는 공동으로 네트워크 기기 시장이 3개 주요 기업으로 구성됐다는 DOJ 측 주장은 시장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면서 시장에는 수많은(Fortinet, Arista, Nile, Meter, Extreme Networks) 기업이 있다면서 DOJ는 선택을 잘못했으며 오히려 HPE에 대한 소송이 경쟁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며 DOJ와 맞서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솔루션 제공업체 PKA테크놀러지스 CTO인 패트릭 셸리는 HPE의 주피터네트웍스 인수로 시장 중진인 시스코가 지배하는 네트워크 분야에서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HPE가 주피터네트웍스를 인수할 수 있다면 추가 혁신이 추진되고 시스코는 AI 지원 네트워킹에 관해 항상 최신 정보를 얻어야만 할 것이면서 DOJ는 선택을 잘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DOJ 소송으로 HPE의 주피터네트웍스 인수는 일시 중단될 게 확실하다먀 소송이 장기화되면 혁신 면에서 HPE에 큰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소송에 관해 시스코는 논평을 남기지 않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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