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비료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한 하버-보쉬법은 전 세계 농업을 지탱하고 있지만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 2% 이상, 천연가스 사용량 5%를 차지하는 에너지 집약적 기술이기에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있다. 지난해 12월 13일 학술지 사이언스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된 논문에서 공기 중에서 식물의 비료가 될 수 있는 암모니아를 모으는 장치가 발표됐다.
암모니아는 농작물 비료의 주성분이지만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연료로서도 중요시되고 있다. 암모니아를 분해하면 연료전지와 내연기관용 수소가 생성되며 연소해도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물만 나온다.
쉽게 액체에 녹는 암모니아는 기체 수소보다 다루기 쉬워 킬로와트시당 비용도 낮게 억제할 수 있다. 해운업계는 이미 암모니아에 주목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탄소배출 제로 암모니아 추진선도 취항했다.
메탄이나 수소가스보다 청정 연료로서의 암모니아에 주목한 스탠포드 대학과 사우디아라비아 킹 파하드 석유광물대학 연구팀은 공기 중의 질소와 수증기를 이용한 그린 암모니아 수집 장치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발표한 현장 암모니아 제조장치는 촉매 메시, 채취한 액체 샘플을 포집하기 위한 냉각 콘덴서 플레이트, 수집용기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풍이나 장치에 내장된 팬으로 공기 중 수증기와 질소를 촉매 메시 안으로 통과시키면 장치 내에 그린 암모니아가 발생해 이를 냉각해 응집시켜 액체로 모으는 게 현장 암모니아 제조장치 원리다.
암모니아 생성은 자철광과 나피온이라 불리는 폴리머로 구성된 촉매에 의해 수증기(H2O)와 대기 중 질소(N2)를 결합시켜 암모니아(NH3)와 산소(O2)를 발생시키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연구팀이 실제로 장치를 가동한 결과 1시간당 최고 120µM 농도 암모니아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일부 작물에는 충분한 농도라고 한다. 또 폐수 중 암모니아를 제거하는 데 자주 사용되는 제올라이트를 사용하면 필요에 따라 암모니아 농도를 높일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 혁신은 중앙집중식 생산에 대한 지속가능하고 비용 효율이 높은 대안을 제공해 비료 제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며 또 개발도상국 농업 강화에서부터 의약품 제조와 공업 진보에 이르기까지 화학에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