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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칩셋, 2년만의 진화

다소 침체된 듯한 스마트워치 시장에 변화가 생길까. 구글은 안드로이드 웨어(Android Wear) 이후 웨어OS(Wear OS)를 선보이면서 유저 인터페이스를 대폭 개선하는 한편 건강이나 피트니스 분야에서도 활용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아무래도 입력 화면 자체가 한정된 스마트워치의 특성상 다른 분야보다 음성 비서의 역할이 더 강조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영역을 확장 중인 구글 어시스턴트 역시 기대할 만한 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일괄적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웨어OS를 채택한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워치는 소프트웨어나 운영체제를 개선해도 하드웨어가 제자리이기 일쑤다. 지금까지 이쪽에서 쓰이던 주력 칩셋은 퀄컴이 선보인 스냅드래곤 웨어 2100이었지만 이 칩셋이 출시된 건 2016년 2월. 벌써 나온 지 2년이 넘었다. 더구나 실제 이 칩셋의 기반은 이전 세대인 스냅드래곤 400이었던 만큼 실제로는 지난 몇 년간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워치에선 하드웨어 진화가 멈춰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퀄컴이 드디어 스마트워치를 위한 차세대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웨어 3100(Snapdragon Wear 3100)을 발표했다. 스냅드래곤 웨어 3100은 기존보다 훨씬 길어진 배터리 수명을 갖춘 저전력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했다. CPU는 쿼드코어 ARM 코어텍스-A7, GPU는 아드레노 304를 탑재했고 저전력 코프로세서인 QCC1110과 고성능 통합 DSP를 결합했다. 스마트워치의 배터리 수명 연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냅드래곤 웨어 3100은 소비전력을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성능 개선, 스마트워치 활용도를 확장할 목표로 설계한 칩셋이다. 이를 위해 구글 개발팀과 협력해 개발을 진행했다고 한다. 2년 만의 업데이트가 반가웠는지(?) 스냅드래곤 웨어 3100을 탑재한 스마트워치도 루이비통과 포씰, 몽블랑 등 패션 브랜드가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스냅드래곤 웨어 3100의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리치 인터랙티브 모드(rich interactive mode). 고성능과 뛰어난 연결성, 스마트 센싱 기능을 제공하는 바탕이다. 다음은 맞춤형 경험. 스냅드래곤 웨어 3100은 앰비언트 모드(Enhanced Ambient Mode), 스포츠 체험(Dedicated Sports Experiences), 전통 시계 모드(Traditional Watch Mode) 3가지를 지원한다. 앰비언트 모드는 부드러운 초침과 16가지 색상을 이용해 스마트워치를 패션 시계처럼 만들어준다. 색상 표시와 컴플리케이션 표시, 밝기 자동 조절, 초침 표시가 가능한 것. 스포츠 체험은 활성 사용자가 마라톤이나 수영, 사이클링, 하이킹 등을 할 때 심박수를 측정하고 GPS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설계한 모드다. 이 모드에선 GPS와 심박수 측정기를 계속 써도 배터리가 기존보다 2배 이상인 15시간까지 쓸 수 있도록 해준다. 전통 시계 모드는 소비자가 오랜 시간 스마트워치를 쓸 수 있도록 구성한 모드다. 이 모드에선 기본 정보가 표시하기 때문에 최장 30일까지도 구동 가능하다고 한다.

스냅드래곤 웨어 3100은 긴 배터리 수명 지원을 위해 저전력 모드도 지원한다. 또 GPS와 위치 일괄 처리, 분초 등 시계 업데이트 센서 처리, MP3 재생,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전 모델인 스냅드래곤 웨어 2100과 견주면 배터리 수명은 물론 제품 구성이나 화면 크기, 배터리 용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균 4∼12시간 가량 길어진다고 한다. 스냅드래곤 웨어 3100을 탑재한 스마트워치라면 배터리 수명은 하루 반에서 2일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냅드래곤 웨어 3100에 들어간 코프로세서인 QCC1110은 21mm2도 안 되는 초소형 크기다. 이 칩셋은 저전력 실현을 위해 최적화한 것이다. 키워드 검색 같은 사용자 정의 워크로드와 관련한 딥러닝 엔진도 통합하고 있다.

스냅드래곤 웨어 3100은 저전력 관리를 위한 전원 관리 서브시스템인 PMW3100도 탑재하고 있다. PMW3100은 차세대 센서 처리를 위한 DSP 프레임워크를 채택했고 듀얼 디스플레이 아키텍처도 구현하고 있다. 그 밖에 내부에 들어간 4G LTE 모뎀은 이미 10억 대 이상 출하된 걸 개선했다고 한다. 고성능 갈륨비소 파워 앰프를 듀얼 배치, 전력 효율을 끌어올렸다고 한다.

스냅드래곤 웨어 3100은 GPU와 음성 인식 등을 이용한 일반적인 사용 기준으로는 소비전력을 49%까지 줄여 앞서 밝혔듯 1.5일에서 2일까지 연속 사용할 수 있다. 저전력 모드라면 기존 모델보다 67%까지 소비 전력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스마트워치의 사용시간이 기존보다 극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또 앞서 밝혔듯 신형 DSP나 NFC칩 소형화, 4G 통신 기능 향상 등을 꾀할 수 있어 매력적인 스마트워치를 만들 만한 여건을 조성해줄 수 있다. 스마트폰과 페어링을 하지 않은 채 단독 사용 가능한 모델을 간단하게 만들거나 스마트워치를 대기만 해도 결제를 끝낼 수 있는 전자지갑 기능을 지원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식이다.

서두에 밝혔듯 이미 몽블랑은 스냅드래곤 웨어 3100을 채택한 서밋2(Summit 2)를 10월 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또 루이비통과 포씰 등 패션 브랜드도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2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스마트워치 칩셋은 스마트워치 자체의 고성능화나 고기능화는 물론 패션 트렌드를 추구한 모델까지 다양화를 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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