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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농업 혁신…구글 자회사 분사했다

엑스는 과거 구글 내에서 차세대 기술 연구를 수행하던 연구기관으로 현재는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자회사다. 지난 1월 28일 이 엑스에서 AI를 활용해 농업 혁신을 일으키는 스타트업 해러터블애그리컬처(Heritable Agriculture)가 독립했다.

사명에 들어있는 해러터블(Heritable)이란 단어는 유전성이란 의미로 해러터블애그리컬처는 유전학과 AI를 결합해 농작물 수확량과 품종 개량 비용을 개선하려 한다.

CEO 겸 공동창업자인 브래드 잠프트 박사는 식물이 태양광과 물을 연료로 하는 태양광 발전의 탄소 중립적 자기조직화 기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농업은 인류가 거주 가능한 토지 절반,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 지하수 취수량 70%를 차지하며 지구에 가장 부담이 큰 산업 중 하나가 됐다고 한다.

이에 해러터블애그리컬처는 고도의 계산생물학 기술을 사용해 식물의 특정 게놈이 가진 기능을 식별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계학습 모델을 개발했다. 이런 게놈을 이해해 해당 지역 기후에 적합한 형질을 가진 품종을 선택하고 작물 수확량을 증가시키며 물 필요량을 줄이고 뿌리와 토양 탄소 저장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개발한 모델을 검증하기 위해 엑스 연구시설에 있는 특수 생장 챔버에서 수천 개 식물을 키우고 성장을 1시간마다 촬영해 측정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식물이 개화하는 시기를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를 추적하고 특정 게놈 변화가 발아 시기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실제로 캘리포니아주와 위스콘신주, 네브래스카주 농업시설에서 다양한 작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수행하고 옥수수 이삭 알갱이 수나 채소 쓴맛과 같은 데이터를 현장에서 수집하는 데도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잠프트 박사는 먼지와 쓰레기,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액체질소로 수백 개 샘플을 채취·냉동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수천 그루 식물 뿌리를 파서 세척했다고 말했다.

현재 해러터블애그리컬처는 특정 환경에서의 효율적인 작물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게놈 식별과 식물 생육 성능 예측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유전자 조작 작물 개발에는 손대지 않고 있으며 로드맵에도 없다고 한다. 그보다는 뭘 기를지 특정하는 것과 작물을 교배해 더 나은 품종을 만들어내는 것 같은 수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잠프트 박사는 전 세계 인구 증가에 대응하려면 식량 생산을 늘리기 위한 스마트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이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현재의 작물 개량 속도와 비용은 세계의 식량 시스템을 위험에 빠뜨리고 농업 성장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자사 AI를 활용한 바이오테크놀로지 플랫폼은 작물 개량 비용 절감, 수확량 증가, 내병성 향상, 신품종 개발 가속화 등 농업 업계가 직면한 주요 과제에 대처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해러터블애그리컬처는 삼림이 벌채된 지역에 토착 수종을 다시 심어 지속 가능한 임업을 가능하게 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초기 연구에서는 해러터블애그리컬처 AI를 사용하면 기존 프로세스보다 400배나 빠르게 나무 건강과 회복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시사됐다고 한다.

해러터블애그리컬처는 FTW벤처스와 미소스벤처스, SVG벤처스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미소스벤처스 파트너인 조나단 엔은 AI로 농업에 진정한 혁명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해러터블애그리컬처 창업팀의 야망과 전문성에 감명을 받았다며 전 세계는 이런 기업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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