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Micron)은 일본과 싱가포르, 인도 등 전 세계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대만 미디어가 이런 마이크론 대만 공장에 잠입한 영상을 공개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기업이 집중된 대만에는 북부·중부·남부에 3개의 사이언스파크가 있으며 반도체 생산 모든 단계에 대응하는 시설이 모여 있다. 마이크론은 대만에서 30년 가까이 컴퓨터와 스마트폰, 의료기기 등에 사용되는 메모리용 반도체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100만 평방미터라는 광대한 부지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는 마이크론 전체 25%를 차지하고 있다.
마이크론이 보유한 에너지센터 스타십은 공장 두뇌로서 전력 시스템과 수도 시스템, 공조, 화학 물질 관리를 제어하고 있다. 전력과 물 사용량이 피크에 달하는 월요일 오전은 스타십이 가장 바쁜 시간대로 스타십 책임자인 렉스 라이는 자신들은 마이크론 제품 공급 안정과 신뢰성 보증에 관한 큰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 반도체 제조에는 1,000개 이상 공정이 있으며 설계부터 제조, 조립, 테스트까지 모든 게 공장 내에서 완결된다. 공장 내 R&D 허브는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고 있으며 수십억 개 트랜지스터를 작은 기판에 내장하기 위한 세밀한 개발이 이뤄진다.
실제 반도체 제조를 하는 시설에서는 먼지와 이물질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관리가 이뤄진다. 제조에 관여하는 직원은 대부분 피부를 노출하지 않는 보호복을 착용한 뒤 에어샤워로 추가 먼지 제거를 하고 클린룸에 입실한다.
반도체 제조의 첫 프로세스는 실리콘 웨이퍼 준비다. 12인치 실리콘 웨이퍼를 로봇이 지정된 위치에 세팅한다. 이어 고속 회전하는 실리콘 웨이퍼에 UV 감광액을 떨어뜨려 균일하게 코팅한다.
UV 감광액이 코팅된 실리콘 웨이퍼는 1대당 1억 달러라고 하는 고정밀 포토리소그래피 장비에 투입된다. 장비 내에서는 사전에 작성한 회로 설계를 UV 광을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에 투영한다. UV 광이 노광된 부분은 고화되는 반면 노광되지 않은 영역은 에칭으로 제거된다.
회로는 다층 구조이기 때문에 포토리소그래피 프로세스는 여러 번 반복된다. 이때 회로 내 경로는 불과 수 나노미터라는 미세한 구조이기 때문에 먼지나 이물질 유입으로 인한 작은 오염으로도 생산라인이 완전히 정지할 수 있다고 한다.
오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리콘 웨이퍼의 공장 내 이동은 자동화되어 있다. 실리콘 웨이퍼는 전용 컨테이너에 자동으로 적재되어 천장 레일을 따라 달리는 작은 버기에 탑재된다. 그리고 운반된 실리콘 웨이퍼는 각 공정을 수행하는 기계에 자동으로 투입된다.
마이크론 공장 내에서는 수많은 버기가 고속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이런 버기에는 센서가 탑재되어 있다.
공장 내에는 수천 대에 달하는 대형 기계가 설치되어 있으며 신뢰성은 담보되어 있지만 인간 감시가 항상 필요하다. 이때도 오염 방지를 위해 공장 반대편에 위치한 소수 크루가 원격으로 감시를 수행한다.
이런 크루는 5만 개 이상 센서와 2억 5,000만 개 제어 포인트에서 얻어지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한다. 마이크론 대만 공장에서는 매일 30페타바이트 데이터가 생성되며 이런 데이터를 단순화해 중요한 지표를 화면에 표시해 공장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신속하게 파악한다.
각 실리콘 웨이퍼는 이후 품질 검사가 이뤄지며 다이아몬드 날을 이용해 각 칩으로 분할된다. 분할된 칩을 하나씩 회로기판에 배치한다. 이어 다른 컴포넌트와 통신하기 위한 집적회로를 연결한다.
반도체는 매우 섬세하고 파손되기 쉽기 때문에 습기와 부식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각 칩을 검은색 케이스에 수납한 후 봉인한다. 봉인된 칩은 최종 테스트를 받게 된다. 이때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건 자동 제거된다.
테스트에 합격한 칩에는 식별 태그가 레이저로 인쇄된다. 이렇게 완성된 칩은 포장되어 전 세계로 출하된다. 반도체 제조 프로세스는 대량 물과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마이크론 대만 공장에서는 환경 부하를 경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실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론은 사용한 이소프로필알코올(IPA)을 재사용 가능한 원료로 변환하는 세계 첫 화학물질 농축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물 사용량을 대폭 감축하기 위해 고도의 처리 시스템을 도입해 사용한 물 80%를 재사용하는 데 성공했다.
그 밖에 마이크론 대만 공장에서는 벽면에 식물을 식재하고 녹지대를 마련해 환경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