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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신청한 세계 최대 규모 만화 도매업체

다이아몬드 코믹스(Diamond Comic Distributors)는 미국 만화 유통업체로 만화와 그래픽노블 외에도 장난감과 게임 등을 출판사에서 소매업체로 운송하고 있다. 사업 확장과 인수를 통해 한때는 만화 도매 시스템 지배권을 쥘 정도로 강력한 회사였지만 2025년 1월 14일에 연방파산법 제11장에 따른 파산을 신청했다.

다이아몬드 코믹스는 1982년 설립되어 다수 중간 업체를 인수하며 확장해 나갔다. 1991년에는 영국 시장에 진출해 영국 유력 디스트리뷰터를 인수해 영국 코믹스 시장을 거의 독점했다. 또 1995년에는 DC 코믹스와 밸리언트 코믹스와의 독점 계약을 획득하고 1996년에는 미국 최대 경쟁자이었던 캐피털 시티를 인수한 게 1997년 마블 코믹스와의 독점 계약으로 이어져 코믹스 업계 유통에서 유일한 왕자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2020년 소매 네트워크 강화와 팬층 확대를 목표로 한 DC 코믹스에 의해 유통 계약이 해지됐다. 마블 코믹스도 2021년에 코믹스와 그래픽노블 모두를 펭귄 랜덤하우스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독점 계약 해지 후에도 다이아몬드 코믹스는 판매업체가 아닌 도매업체로서 기능하게 됐다.

2024년 10월 다이아몬드 코믹스가 뉴욕주에 있는 주력 배송센터를 갑자기 폐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이아몬드 코믹스 소매 서비스 담당 부사장인 크리스 파월은 이는 당사 유통 프로세스를 지속 불가능하게 만드는 오랜 업무상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이상적으로는 지금까지처럼 영업을 계속하면서 변경을 계획하고 테스트했어야 했지만 그게 더 이상 선택 가능한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소매업체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변경을 진행하고 실제 데이터와 출하로 테스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를 받아들여 다이아몬드 코믹스는 1월 14일 만화 소매업체와 출판사 등에 연방파산법 제11장 적용을 신청해 사업을 축소하고 회사 일부 부문을 매각할 계획을 발표했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코믹스는 유니버설 디스트리뷰션 관련 회사로부터 3,900만 달러 입찰을 받았다고 한다. 또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로부터 최대 4,100만 달러 융자를 받았으며 파산 신청 후 운영비용과 관계자 및 공급업체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운전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다이아몬드 코믹스 척 파커 사장은 이 결정은 가볍게 내려진 게 아니며 이 소식을 전하는 것도 자신에게는 힘든 일이라며 다이아몬드 경영진과 자신은 이런 결말을 피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지만 직면한 재정난으로 인해 다른 실행 가능한 선택지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다이아몬드 코믹스는 이전부터 소매업체에 대한 예정 납기를 지키지 못해 매장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인해 여러 대형 출판사 파트너와의 계약이 해지됐다. 보도에선 다이아몬드 코믹스가 최근 직면한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면 파산 신청 발표는 전혀 의외가 아니라며 회사 경영진은 코믹스 업계에 가능한 한 오래 남고 싶어 하는 것 같지만 현재 다이아몬드 코믹스가 할 수 있는 건 가능한 한 출혈을 막는 것뿐인 것 같다고 전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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