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곳에 모여 플레이하는 걸 선호하는 게이머가 증가하면서 중국 전역에서 e스포츠 호텔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현재 2만 1,000여 곳 이상이 운영 중이다. 이들 호텔은 2층 침대, 연중무휴 기술 지원, 최첨단 콘솔 등을 갖추고 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 게이머가 많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게이머 전용 호텔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심천 한 호텔에 친구 몇 명과 함께 체크인한 20대 초반 직장인은 혼자 게임하는 건 재미가 없다며 호텔에서는 부모님이 잔소리를 하거나 게임을 방해할 일이 없다고 말한다.
이 직장인이 이용한 곳은 중국 프랜차이즈 호텔 브랜드인 진낭 e스포츠 팬엔터테인먼트 호텔(锦囊电竞泛娱酒店)로 심천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호텔을 운영하며 중국에서 최고의 e스포츠 호텔 브랜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호텔은 2층 침대 5개가 있는 기숙사 같은 방부터 거대한 모니터와 푹신한 패드가 장착된 고급 게임룸, 설치된 PC까지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온라인 게임 뿐 아니라 보드게임, 노래방 대회, 단체 영화 감상 등 다양한 활동에 활용된다. 또 만화책, 스낵, 즉석 라면 등 인터넷 카페를 연상시키는 물품도 제공하며 피로할 때는 마사지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전문 숙박 시설은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전역에서 등장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주로 누워만 있는 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가 주요 고객층이다.
비슷한 호텔을 운영하는 한 운영주는 고객 경향에 대해 가격이 합리적이라면 비용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면서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침대 크기와 친구와 게임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말한다.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은 대부분 20대 초반에서 30대 사이 직장인 남성으로 주말 평균 점유율은 92%에 달하며 주말에는 거의 만실 상태라고 한다.
고객 대부분은 방에 틀어박혀 새벽까지 게임을 즐기며 숙박을 연장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한 그룹은 1박으로 체크인했다가 결국 8박을 연장했고 음식도 산더미처럼 주문했다고 한다.
보도에선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주로 자택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과는 다른 경향이라고 지적한다. e스포츠 분석가인 알렉산더 챔플린(Alexander Champlin)은 자신만의 게임 기기를 마련하는 것보다 자원을 공유하며 친구와 즐기는 게 경제적이라며 호텔 한 방에서 다 함께 게임을 하면 전략을 논의하기에도 더 좋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게임 중독 방지를 위해 미성년자의 온라인 게임 시간을 제한하는 등 엄격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e스포츠를 경제 성장을 위한 원동력으로도 보고 있어 2023년 제19회 아시안 게임 개막식에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는 등 게임 산업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월 출시된 중국산 RPG 검은 신화 : 오공은 단 며칠 만에 1,000만 장 이상 팔리며 하드웨어 판매를 촉진하고 e스포츠 호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게임은 단 83시간 만에 1,000만 장이 팔리며 엘든 링, 호그와트 레거시를 뛰어넘는 속도로 4억 5,000만 달러 이상 수익을 올렸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Ctrip.com에 따르면 중국 e스포츠 숙박 시장은 2023년 한 해에만 27억 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기록했다고 한다. 350곳 이상 게이머 전용 호텔이 운영되는 심천은 경쟁 게임 산업을 장려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최소 8개 e스포츠 클럽이 팀을 결성하는 등 e스포츠 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 게이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비즈니스 전쟁은 이곳에서 조용히 시작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