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호주에서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출된 걸 계기로 TV 프로그램이 SNS 규제를 주장하는 등 갑자기 SNS 규제론이 과열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가 반사적 대응(kneejerk reaction)이라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호주 그리피스 대학 강사인 수잔 그랜섬, 서던크로스 대학 강사인 아이다 휴렘은 16세 미만 SNS 사용을 금지하는 새로운 법에 대해 이 금지 조치 배경에는 온라인상 위험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있지만 오히려 표를 얻기 위한 반사적인 반응에 불과해 보인다며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고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일상생활 일부가 된 세상에서는 아이에게 인터넷 사용을 금지하기보다는 안전한 사용법을 가르치는 게 기술적 지식을 습득시키면서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비판은 의회에서도 나오고 있으며 무소속 조이 다니엘 하원의원은 SNS에서 청소년을 완전히 차단하는 건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아이의 접근을 금지해 SNS가 더 무질서하고 위험한 장소가 될 걸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파티마 페이만 상원의원은 청소년이 의회에 목소리가 닿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가 SNS 규제에 반대하는 건 사회생활 많은 부분을 온라인에서 영위하고 있는 청소년 간 연결이 단절되어 사회적 행복에 영향이 미치기 때문이다. 이는 가족이나 친구와 떨어져 사는 경우가 그 중에서도 많은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입증됐다고 한다. 고립이나 외로움에 시달릴 위험은 유학생이든 아니든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또 16세가 되자마자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기 시작해 SNS상에서 주목을 받으려는 위험한 행동이나 유해한 콘텐츠와의 접촉과 같은 바로 규제론자가 우려하는 문제가 격화될 위험성도 있다.
예를 들어 호주에서는 성적 콘텐츠를 다루는 SNS인 온리팬스(OnlyFans)에서 18세 청년을 남자 배우로 모집하려 한 여성 인플루언서 비자가 취소되는 사건이 발생해 호주 사회를 동요시킨 적이 있다. 모집 시기가 고등학교 졸업 후 장기 휴가(Schoolies) 기간이었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사건 후 온리팬스 게시자는 자신을 만나기 위해 젊은 남성이 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틱톡에 게시했다.
이는 교육이나 지원체계가 불충분한 탓에 과격한 콘텐츠에 면역이 없는 청소년이 착취에 직면한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SNS 규제론과는 대조적으로 핀란드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가 교육 커리큘럼에 포함되어 있어 모든 학년에서 디지털 도구와 기술 사용법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 한다.
또 디지털 능력은 시민의 기술이라는 이념 하에 도서관이나 커뮤니티 센터에서도 성인을 위한 기술 향상 프로그램 강좌가 개설되는 등 학교 교육 틀을 넘어선 평생학습으로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장려되고 있다. 이처럼 규제보다 교육에 중점을 둔 접근법을 오랫동안 지속한 결과 핀란드는 미디어 리터러시 지수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가짜뉴스에 강한 국가 중 하나가 됐다.
호주에서도 1990년대부터 시작된 담배의 건강 피해에 관한 장기적인 교육 개혁으로 흡연 경험이 있는 14세 이상 호주인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하는 등 선례가 있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는 의회에 제출된 규제 법안은 복잡한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있다며 청소년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건 급조된 과장되고 근시안적인 대책이 아니라 디지털 리터러시와 충분한 정보에 기초한 선택, 강력한 보호체계의 확립과 같은 장기적인 해결책이라고 제언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