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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악관, 쉬인‧테무 남용 관세 면제 규정 개선 법안 통과 요구

쉬인(SHEIN)과 테무(Temu) 같은 저가 온라인 쇼핑몰은 저렴한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각국 관세 면제 규정을 이용해 왔다. 하지만 이 관세 면제 규정을 남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미국에서는 관세 면제 규정 개정을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해외에서 수입되는 저가 제품의 경우 관세로 징수할 수 있는 세수가 관세를 징수하는 데 드는 비용을 초과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저가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징수하지 않도록 하는 드 미니미스(de minimis) 면제라고 불리는 규칙이 존재하며 미국의 경우 800달러 이하 상품은 관세가 면제되도록 되어 있다. 참고로 2016년 이전에는 드 미니미스 면제 대상이 200달러(약 28,000엔) 이하 상품이었다.

현지 시간 2024년 9월 13일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장으로 드 미니미스 면제 남용이 급증하고 있다며 바이든 정부가 미국 소비자, 노동자,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정부 공식 성명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드 미니미스 면제를 주장하며 미국 내로 수입되는 상품 수가 연간 1억 4,000만 개에서 10억 개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불법 합성 약물 원료나 제조 기계 유입을 막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드 미니미스 면제를 주장하며 미국으로 수입되는 화물 대부분은 중국이 설립한 여러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발송된 것.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미국 소비자를 위험에 빠뜨리고 노동자와 기업을 압박하며 섬유와 의류 등 저가 제품이 대량으로 면세로 미국 시장에 수입되는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며 드 미니미스 면제를 악용하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불법 또는 안전하지 않은 화물을 정확히 차단하는 게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드 미니미스 면제를 악용하는 해외 기업은 다양한 이유로 그렇게 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불법이고 위험한 제품을 출하하고 있음을 숨기고 미국 내 건강 및 안전법과 소비자 보호법 준수를 회피하기 위해 드 미니미스 면제를 악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정부는 드 미니미스 면제 남용을 막기 위해 드 미니미스 면제를 포괄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법안을 2024년 중 통과시키도록 의회에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드 미니미스 면제에 해당하는 수입품 수를 줄이기 위해 1974년 통상법 제201조 또는 제301조, 1962년 통상확대법 제232조에 따라 부과되는 관세 대상이 되는 제품을 포함한 모든 출하를 드 미니미스 면제에서 제외할 걸 요구하고 있다.

1974년 통상법 제301조는 미국 수입품 40%를 커버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중국으로부터의 섬유 및 의류 제품 수입 70%가 포함된다. 일부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기타 해외 판매업자는 최소한의 면제를 주장하며 중국에서 미국으로 상품을 출하해 이런 관세를 회피하고 있다.

드 미니미스 면제 개정안에서는 10자리 관세 분류 번호와 드 미니미스 면제를 신청하는 사람 등 드 미니미스 화물에 관한 특정 추가 데이터를 요구할 걸 제안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드 미니미스 화물 타깃팅이 개선되고 합법적인 드 미니미스 화물에 대한 빠른 통관이 용이해질 것이다.

그 외에도 행정 면제 대상이 되는 사람이 명확히 되고 신고자는 누구를 대신해 면제를 신청하고 있는지 특정하는 게 의무화된다. 이런 새로운 요건은 미국 세관과 국경 경비대(CBP)가 규제상 건강·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상품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고 관세가 부과되거나 입국이 제한되는 수입품에 대한 부당 경쟁으로부터 미국 기업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드 미니미스 화물을 포함해 소비자 제품에 대해 수입업자가 입국할 때 CBP 및 CPSC에 전자 준수 증명서(CoC)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최종 규칙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 규제를 통해 CBP와 CPSC는 안전하지 않은 제품이 미국 시장에 유입되는 걸 막는 능력이 강화되며 외국 기업이 드 미니미스 면제를 이용해 소비자 보호를 위한 테스트 및 인증 요건을 회피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 섬유·의류 제조업체는 자국 방위산업 기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수십만 명에 이르는 직간접적인 고용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섬유·의류 제조업체는 중국에서 설립된 여러 전자상거래 대기업과의 불공정한 경쟁에 직면해 있으며 바이든 정부는 미국 섬유·의류 제조업체와 그 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해 개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도 중국 저가 브랜드에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150유로 이하 수입품은 관세 면제라는 기준을 폐지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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