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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 中 업체 배제하는 비즈니스 모델 전환중?

중국산 저렴한 제품을 해외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하는 모델로 성장한 중국발 전자상거래 사이트 테무(Temu)가 더 빠르게 상품을 배송하기 위해 현지 판매업체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런 중국 판매업체 배제 정책 전환에 대해 공급업체 반발이 일고 있다.

2022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테무는 적극적인 광고 전략과 중국 창고에서 항공으로 배송된 저렴한 제품을 유럽과 미국의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한 전자상거래 사이트다. 이 방법은 동일하게 중국에서 시작된 패스트 패션 전자상거래 사이트 쉬인(SHEIN)을 모방한 것.

테무로부터 접촉을 받은 여러 공급업체 이야기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테무는 2024년 중반부터 미국과 EU에 창고를 보유한 아마존 판매업체를 적극 채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움직임에는 2가지 주요 목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미국 세제 개혁에 대응하는 것. 미국에서는 소량 수입 화물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는 드 미니미스(De Minimis) 비과세 기준이 마약이나 불법 물품의 유통을 조장하고 있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으며 세제 개선에 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테무는 소량 수입을 통해 저렴한 중국 제품을 유럽과 미국의 소비자에게 제공해 인기를 끌어왔지만 만일 세제 구멍이 막히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현지 공급업체로부터 상품을 조달하는 루트를 모색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2번째는 쇼핑객 가까이에서 상품을 보관해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것. 이를 통해 테무는 가구나 가전제품과 같은 부피가 크지만 수익성이 높은 제품 판매를 보다 유리하게 할 수 있다.

또 현지 공급업체를 채용하는 건 테무가 완전 관리형 모델에서 반 관리형 모델로 전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테무가 지금까지 성공을 거둔 완전 관리형 모델에서는 판매업체가 제품 공급에만 전념하고 판매와 유통은 플랫폼이 담당했다. 반면 반 관리형 모델에서는 이전에 플랫폼이 처리하던 운송, 창고 보관, 최종 배송 비용을 마켓플레이스 판매업체가 부담한다.

이 정책 전환에 대해 중국 공급업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상하이에 기반을 둔 레깅스 제조업체는 테무 측의 공급업체 취급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느낀다며 오래 지속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많은 공급업체가 테무에 대해 갖고 있는 또 다른 불만은 제품에 대한 대폭 할인 요구. 광저우 한 업체는 테무가 서비스 초기에는 하루에 3만에서 5만 건 주문을 받았지만 현재는 3,000건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는 테무가 더 많은 공급업체와 계약을 맺고 가격을 인하하려 했기 때문.

흥미롭게도 테무 부상에 위협을 느낀 아마존은 2024년 6월 아마존 창고를 거치지 않고 중국 업체로부터 직접 제품을 배송하는 방침을 발표하며 테무, 쉬인 방식을 모방했다. 이는 테무가 아마존과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과는 반대되는 것이다.

모든 주요 플랫폼에서 거래를 하고 있는 한 판매업체는 아마존 측 대응은 늦었지만 이제 모든 플랫폼이 서로를 모방하려 하고 있다며 이 업계에는 그들은 모두 서로를 도둑질하는 해적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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