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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택배가…대형 광고사 계약 성공한 독특한 비즈니스

영국 런던에 사는 우크라이나인 세르히 카셰프코와 그의 파트너는 우크라이나에서 런던으로 이주할 때 가짜 배송 회사를 설립하는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그는 왜 가짜 배송 회사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큰 성공을 거뒀을까.

그는 우크라이나에 살 때는 게임 개발 관련 아웃소싱 비즈니스로 충분한 수입이 있었지만 런던으로 이주한 뒤 새로운 일자리와 수입이 필요해졌다고 한다. 따라서 최고 수준 투자 펀드, 프라이빗 제트 중개인, 일류 패션 브랜드, 최대 게임·미디어·크리에이티브 기업 등 함께 일하고 싶은 영향력 있는 기업과 개인을 리스트업했다. 하지만 이런 기업에는 아마도 방문객이나 영업, 종교 권유 등이 많이 몰려들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사람들과 연락을 취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으로 가짜 배송 회사를 설립하는 접근법을 생각해냈다.

그래서 설립된 게 퓨처딜리버(Future Delivers)다. 퓨처딜리버는 2064년 미래의 자신이 2024년 현재의 자신에게 좋은 조언이나 미래에서 온 선물을 보낼 수 있다는 콘셉트다. 공식 사이트에 접속해도 지구인 여러분은 현재 과거에 계신 것 같다며 죄송하지만 자신들의 서비스는 2064년 이후에만 이용 가능하니 잠시 후 다시 확인해 달라고 표시되며 2024년 시점에서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또 공식 블로그에는 시간 여행의 윤리적 영향, 다른 시대 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팁 등 마치 미래 세계에 퓨처딜리버라는 배송 회사가 존재하는 것 같은 게시물이 나열되어 있다. 또 배송 허가증, 유니폼, 브랜드 로고, 미래에서 활약하는 배송 로봇 개 등 브랜드 설득력을 높이는 아이디어를 여러 가지 보여주고 있다.

광고와 이메일을 통한 접근을 거쳐 카셰프코는 실제로 배달을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상자 표면은 액체 금속 마커로 커스텀 페인팅되어 있다. 상자를 열면 오른쪽 위에 작은 모니터가 있고 무기질적인 배경에 서 있는 오퍼레이터 같은 여성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상자 안에는 미래의 자신이나 가족 사진이 많이 들어 있다. 이는 AI로 생성된 이미지로 미래스러운 도시 풍경이 담긴 것도 있다. 미래에서 보내온 택배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상자를 열면 연기가 나오는 아이디어도 있었지만 위험물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어 포기했다고 한다. 이 상자는 4족 보행 로봇 개가 운반하고 카셰프코 일행은 그 옆에서 걸어간다.

카셰프코는 실제 예로 세계 첫 기업용 제트기 쇼룸인 제트비즈니스(The Jet Business) 창립자이자 CEO인 스티브 바르사노에게 보낸 메시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 영상에서는 날아다니는 자동차 등이 오가는 미래 세계에서 한 살 더 먹은 바르사노가 과거의 자신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택배를 받은 고객은 마지막으로 카셰프코 일행이 비즈니스에 대해 설명하는 반전 같은 영상을 시청하고 텍스트나 음성, 비디오 메시지로 답장을 보낸다. 답장에는 흥미로운 접근법이라며 앞으로도 관계를 계속 이어가기를 원한다거나 소설 같아서 재미있었다며 꼭 만나고 싶으니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등 호의적인 반응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지난 6월 30일까지 제트비즈니스 외에도 벤처캐피털 펀드인 LVP펀드, 영국 광고 대행사인 사치앤사치(Saatchi & Saatchi), 넷플릭스 등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부터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사치앤사치와 정식 계약에 성공했다.

카셰프코는 집에서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외국에 있다고 상상해 보라면서 자신의 나라가 갑자기 전쟁 상태가 되고 가진 것은 메고 있는 배낭뿐이라며 이런 곳에서 일자리나 계약, 수입을 얻으려면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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