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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회 게시? “엑스 계정 10개도 선거에 막대한 영향”

SNS에서는 다양한 사용자로부터 여러 가지 정보가 발신되며 해당 정보가 사실인지 누가 발신하는지와 같은 중요한 정보가 무시된 채 확산되기 일쑤다. 이런 무책임한 정보 확산은 국가 근간을 이루는 선거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한 조사에 따르면 단 10개 SNS 계정이 허위 정보를 포함한 게시물을 6만 건 이상 발신해 1억 5,000만 회나 조회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선 7월 4일 선거가 실시될 것을 고려해 NGO 글로벌 위트니스가 선거 기간 중 정치적 메시지를 확산시키고 있는 엑스 계정을 조사했다. 조사팀은 영국 총선에서 논의 중심이 되는 2가지 주제인 기후 변화와 이민에 초점을 맞춰 이런 주제와 관련된 특정 해시태그를 사용한 모든 게시물을 수집했다. 그리고 이런 해시태그를 사용해 게시하는 계정이 봇일 가능성을 탐색하고 봇일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되는 것만을 집계했다고 한다.

계정이 봇이라고 간주하는 기준은 하루에 방대한 양을 게시하는 계정이나 자신의 콘텐츠는 거의 작성하지 않고 항상 타인 게시물을 확산시키는 계정, 핸들 네임 끝이 숫자로 이뤄진 긴 문자열로 되어 있는 계정, 프로필 이미지가 없는 계정, 프로필 이미지가 AI 제작됐거나 웹상 다른 곳에서 도용된 흔적이 있는 계정 등이다. 조사팀은 이런 여러 요인을 조합하여 판단했다. 예를 들어 팔로워가 1,000명 미만이고 하루 평균 60회 이상 게시하며 그 중 90%가 다른 계정 게시물을 리포스트하는 계정이 봇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조사팀이 수낙 총리가 해산과 총선 실시를 발표한 5월 22일 이후 게시물을 조사한 결과 봇일 가능성이 있는 계정이 10개 발견됐고 선거가 공시된 이후 몇 주 동안 합쳐서 6만 회 이상 게시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이런 게시물은 1억 5,000만 회 이상 표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런 계정 대부분은 노골적으로 정당을 의식한 게시를 하고 있으며 단순히 정치적 의견을 표명하는 것 뿐 아니라 특정 정당에 대한 찬반을 명확히 표명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보수당에 투표하지 말 것을 촉구하거나 반노동당을 외치며 리폼UK에 투표할 것을 촉구하는 것 같은 내용이었다.

계정 중에는 무슬림에게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거나 동성애 혐오를 퍼뜨리거나 기후 변화는 거짓이며 백신은 대학살을 일으키고 국가 지도자가 이민자를 받아들여 백인을 줄이려 한다는 대체 이론이 사실이라는 등 음모론을 퍼뜨리는 것도 있었다고 한다.

조사팀은 이런 계정이 횡행하는 문제에 대한 책임은 소셜 미디어 기업에 있다며 소셜 미디어는 사람을 폐쇄적이고 유해한 대화로 유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말했다. 엑스에서는 시민 활동 방해나 인종이나 종교 등을 이유로 한 혐오 행위를 금지하는 정책을 제정하고 있지만 조사팀은 이 정책이 충분히 실시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엑스에 대해 이번에 드러난 봇 리스트가 정책을 위반하고 있지 않은지 조사하고 민주적 논의를 언론 조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을 요구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6월 28일 발생한 열대 저기압은 이후 허리케인 베릴로 발달해 7월 2일 기준으로 베릴은 5단계 중 가장 강한 카테고리 5 강도가 됐다. 기상 예측 기업 아큐웨더(AccuWeather)는 6월 28일 허리케인 예측 진로를 엑스에 게시했지만 해당 게시물에 대해 제3자에 의한 오정보 의혹 커뮤니티 노트가 붙었다.

2024년 7월 2일 기준으로 허리케인 중심 기압은 938hPa,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70m/s라는 맹렬한 강도로 카리브해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허리케인은 북대서양 지역에서 허리케인이 카테고리 5로 발달한 시기로 2005년 카리브해에서 멕시코에 걸쳐 막대한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 에밀리가 갖고 있던 역사상 가장 이른 기록을 갱신했다고 한다.

실제로 허리케인이 접근한 그라나다 등에서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그라나다 총리는 카리아쿠 섬과 프티트 마르티니크 섬은 광범위하게 파괴됐으며 접근 후 불과 30분 만에 카리아쿠 섬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아큐웨더 측은 경고를 목적으로 6월 28일 허리케인 예측 진로를 엑스에 공개했다. 하지만 이 게시물에는 공식 허리케인 예보는 국립 허리케인 센터(NHC)에서만 얻을 수 있다며 이 예측에는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거의 없어 오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커뮤니티 노트가 붙었다.

100명에 이르는 기상학자 팀을 보유한 아큐웨더는 NOAA, NASA, NHC, 세계기상기구(WMO)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을 수행한다. 아큐웨더 측에 따르면 아큐웨더 허리케인 진로 예측은 NHC 예측과 거의 일치하면서도 다른 기상 기관보다 30시간 일찍 예측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큐웨더 측은 자사는 인명을 구하는 정보를 가능한 한 빨리 전파하기 위해 정부 정보보다 먼저 예측 진로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아큐웨더 스티브 스미스 CEO는 자사 게시물에 붙은 커뮤니티 노트는 거짓 정보라며 수 분이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시대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커뮤니티 기능은 생명을 구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세계 유수 기상 예측 기업인 아큐웨더에 대한 방해물이라고 비판했다.

아큐웨더 측 임원에 따르면, 커뮤니티 노트에 대해 엑스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아큐웨더 측은 엑스와 기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대해 아큐웨더를 포함한 전문가 게시물을 중재하는 방법을 재평가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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