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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사용 자제? 오히려 건강에 안 좋을 수도…

소셜미디어 사용은 업데이트나 답장 등이 신경 쓰여 일이나 공부에 지장을 주거나 얼굴을 안 보는 상호작용으로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기거나 비방 중상이나 보기 힘든 게시물 등으로 정신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SNS 사용을 자제하고 SNS 디톡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영국 더럼대 연구팀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SNS 사용을 자제하는 게 오히려 정신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SNS 디톡스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인 학생에게 SNS를 일주일 동안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2023년 조사회사 데이터리포탈이 실시한 SNS 관련 조사에 따르면 16세에서 64세 사이 인터넷 사용자는 하루 평균 2시간 30분 이상을 SNS에 소비하고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 참여한 더럼대 재학생은 하루 평균 3~4시간 정도 SNS를 사용하고 있었다.

연구에서는 SNS 사용을 자제하는 동안 매일 설문 조사를 실시했고 기간 종료 후 실험실 세션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SNS 사용을 자제하는 SNS 디톡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자 건강 상태에 개선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SNS 사용 금지 기간 중 참가자의 긍정적인 감정이 감소한 게 확인됐다.

SNS 디톡스로 인해 긍정적인 감정이 감소한 이유에 대해 연구자는 SNS는 다른 사람이나 친구 반응, 팔로어 획득 등을 통해 강력하고 정량화 가능한 사회적 보상을 제공한다. 단시간 오락이나 즐거움도 SNS는 제공하지만 2022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SNS를 강박적으로 확인하는 원인은 대부분 이런 사회적 보상임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SNS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연결이라는 보상을 추구하는 경험이며 이 보상은 실망이나 질투 같은 불쾌한 경험으로 쉽게 바뀔 수 있지만 잃게 되면 상실감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갈망(Cravings) 수치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던 점에서 SNS 사용을 자제해도 약물 사용을 중단할 때 보이는 것과 같은 금단 증상은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고 결론지었다. SNS에 집착하는 사람은 종종 SNS 중독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여기서 중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건 일반 행동을 필요 이상으로 병리화해 기술을 악당으로 표현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는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SNS에는 좋은 면과 나쁜 면이 모두 있으며 SNS 디톡스를 실시한다면 단순히 사용을 완전히 자제하는 게 아니라 나쁜 면을 제거하도록 행동할 필요가 있다. 디톡스란 해독(detoxification)을 줄인 말로 체내 독소나 노폐물을 체외로 배출한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건강이나 다이어트를 위해 필요 이상으로 체내 물질을 제거하면 에너지 부족에 빠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SNS 디톡스에서도 자신의 한계를 알고 긍정적인 보상을 이해하면서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계정 팔로우를 해제하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앱이나 북마크를 삭제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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