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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노린 환불 사기로 수천억 규모 피해 발생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는 무료 반품을 내세우는 곳이 많지만 이런 무료 반품 정책을 악용해 환불 사기를 벌이는 범죄 그룹이 늘어나고 있다. 환불 사기 그룹에 의한 피해 규모는 수십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도에 따르면 상품이 아마존에 반송되지 않았음에도 아마존 창고 직원이 내부 시스템 상에서 반품 완료로 처리해 판매자에게 환불하게 만들고 구매 대금을 되찾은 범죄자 그룹으로부터 보수를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조사한 사례에서 대형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환불 사기를 벌인 렉크(Rekk)라는 범죄 그룹 일원이 테네시주 아마존 창고 직원을 통해 사기를 벌였다고 한다. 해당 직원은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 범행 계획에 가담한 대가로 3,500달러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렇게 상품을 반품하지 않고 소매업체를 속여 구매 대금을 고객에게 환불하려 하는 환불 사기가 최근 늘고 있다. 이런 유형 환불 사기는 레딧, 틱톡, 텔레그램 등에서 공범을 모집하고 있다. 실제로 틱톡에서 환불 방법이나 콘텐츠 검열을 피하기 위해 E를 3으로 표기한 r3fund method를 검색하면 현금 묶음, 스니커즈, 아이폰 등을 과시하는 영상이 나온다. 이 동영상에는 물건이 도착하지 않으면 패션 브랜드에서도 환불해 준다는 걸 알게 됐다는 문구가 달려 있다고 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환불 사기 그룹은 무제한·무료 반품 요건을 포함한 소매업체의 관대한 반품 정책을 악용하고 있다고 한다. 전미소매업협회 NRF 조사에 의하면 이런 유형 환불 사기가 소매업체에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1,010억 달러 이상 손해를 입혔다. NRF 조사에서 환불 사기로 분류된 행위에는 착용한 의류를 미착용인 것처럼 위장해 반품하는 행위, 절도한 상품을 반품하는 행위 등 여러 부정 행위가 포함된다.

아마존에 환불 사기를 지속적으로 벌인 렉크의 사기 절차를 보면먼저 구매자가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렉크에 주문 정보를 보낸다. 렉크는 구매자를 사칭해 환불을 요구한다. 이때 렉크는 아마존 직원 중 공범을 모집해 실제 상품을 반품하지 않고도 반품 완료로 거래를 처리한다. 이렇게 되면 아마존은 상품을 반품 받지 않았음에도 구매자에게 환불할 수밖에 없게 된다. 환불을 받은 구매자는 환불액 15~30%를 페이팔 등으로 렉크에 지급한다. 이를 통해 구매자는 원가보다 훨씬 싼 값에 원하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렉크는 받은 보수 중 일부를 공모한 소매점 직원에게 보상한다.

또 아마존은 2023년 12월 환불 사기로 수백만 달러 상당 상품을 훔치려 공모한 혐의로 페이지와 관련자 47명을 고소했다. 소송에서 아마존은 환불 사기는 불법 사업이라며 환불 절차를 악용해 금전적 이익을 노리는 것은 비용 증가, 재고 감소, 서비스 중단 등 진짜 고객에게 불이익을 주고 성실한 소비자와 소매업체에 손해를 끼친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아마존은 환불 사기로 70만 달러 이상 손해를 입었다고 한다.

아마존 측은 전문 팀과 기계학습 툴을 동원해 이런 문제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해 범죄 그룹 해체와 민사 소송에 나서고 있다. 아마존 대변인은 아마존은 부정 행위를 사전에 식별해 차단하고 당사 매장과 전체 소매업계 건전성을 해치려는 그룹을 제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3년에는 미시간주에서 심플리펀드라는 환불 사기 서비스를 운영한 혐의로 25세 남성이 기소됐고 오클라호마주에서도 남성 10명이 아르테미스 환불 그룹을 운영한 혐의로 체포·기소됐다. 아마존으로부터 고소된 이들은 유죄 판결을 받고 5,000달러 배상금 지급을 명령받았다.

법 집행 기관이 환불 사기 그룹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 그룹이 무너지면 새로운 그룹이 등장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환불 사기 그룹은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을 이용해 사기를 관리하고 회원 수천 명이 있는 그룹 채팅에서 새로운 타깃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아마존뿐 아니라 나이키, 이베이, 삭스 피프스 애비뉴, 랄프로렌, 애플 등 다양한 온라인 스토어와 배달 서비스까지 환불 사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렉크는 아마존 직원 2명을 매수해 2개월간 30건 반품에 4,000달러를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매수된 직원은 2023년 2월부터 5월까지 76건 반품을 부정 승인해 10만 달러 이상을 환불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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