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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보드 소리로 음악 앨범을?

칩튠 사운드(Chiptune Sound)는 8비트 패미컴 시절부터 변하지 않았다. 알렉산드르 세멘노프(Александр Семенов)라는 사람이 이런 칩튠 사운드를 이용해 MS-DOS를 이용해 메인보드 내장 스피커가 내는 경고음으로 작곡해 정규 앨범을 만들었다고 한다.

메인보드가 만드는 소리 대부분은 PC 진단 목적으로 쓰인다. 간단한 경고음과 메시지를 통해 전원이 켜져 있는지 혹은 설정 변경을 성공적으로 저장했는지 또는 모든 하드웨어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여부를 알려준다. 80년대 컴퓨터에 전용 사운드카드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게임 개발자는 이런 경고음만으로 도스용 게임 사운드 트랙과 음향 효과를 내야 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칩튠 작곡가는 게임보이 같은 게임기를 이용할 뿐 MS-DOS를 이용한 작곡은 과거 유물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세멘노프가 이 같은 앨범을 만드는 데에는 1년 반 가량이 걸렸다고 한다. 여기에는 수많은 트릭과 기술이 들어가 있다. 앨범에 들어간 23곡 26분 길이는 LP레코드나 카세트는 아니지만 A와 B면으로 나뉜다. PC에 42KB 공간이 있다면 다운로드해 x86 혹은 도스 시뮬레이터로 플레이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작곡할 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재현할 수 없는 하드웨어의 제한적 기능만으로 소리를 만들기 위해 공을 들였기 때문이라고.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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