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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 분화로 탄화된 두루마리 ‘해독하면 상금을…’

기원 79년 일어난 베수비오 화산 대분화는 고대 로마 제국 도시를 순식간에 소멸시켜버렸다. 이런 도시에 묻혀 버린 헬크라네움(Herculaneum)으로부터 탄소화된 새까만 두루마리가 발견됐다. 이 두루마리를 해독한 사람에게는 상금이 수여되는 콘테스트가 개최되고 있었다.

재에 묻혀 있는 도시 폼페이와 헬크라네움은 18세기까지 깨끗한 상태로 완벽하게 보존됐다. 탄화된 두루마리는 이런 헬크라네움에서 1750년 농부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펼치려고 했지만 파손되어 쉽게 열 수 없었다. 이탈리아 수도사가 수십 년에 걸쳐 두루마리를 열려고 노력했지만 아직도 600개에 달하는 미개봉 상태 두루마리가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해독을 위한 기술을 가진 사람을 모집하고 상금을 건네주는 형태로 개최되는 콘테스트에선 최신 기술을 이용해 내용을 해독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런데 마침내 첫 단어를 해독한 사람이 나타났다. 두루마리에 쓰인 첫 단어는 보라색, 해독한 건 21세 청년(Luke Farritor)으로 4만 달러 상금을 받게 된다. 콘테스트 웹사이트에 따르면 다른 참가자(Youssef Nader)도 나중에 같은 보라색이라는 말을 발견해 2위로 1만 달러를 받게 된다고 한다.

디지털 복원 이니셔티브 담당자는 문자 해독에 대해 이런 문자는 전 세계에서 종교가 태어난 시대 인간의 손에 의해 쓰인 것이라며 이 시대 문헌은 거의 사라졌지만 헬크라네움 두루마리가 다시 발견된 건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기술이 발전하는 현재는 옛날처럼 두루마리를 열지 않고 읽는 기술이 존재한다. 2015년 켄터키대학 연구팀은 엑스선 단층 촬영과 컴퓨터비전을 이용해 1974년 요르단 동굴에서 발견된 사해 문서를 개봉하지 않고 해독하는데 성공했다. 두루마리 문자가 포함된 3D 모델을 만들어 가상으로 두루마리를 열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마이크로 CT 촬영을 이용해 내부 문자 고해상도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이다. 문서 스캔 기술은 잉크 금속을 감지하고 쓰인 문자를 표면과 구별한다. 하지만 헬크라네움 잉크는 탄소 기반이어서 연구자는 스캔 데이터에서 잉크 존재를 나타내는 패턴을 확인하기 위해 신경망을 개발했다. 헬크라네움 잉크 회복 과정을 기록한 연구는 2019년 발표됐다.

최근 개봉에 성공한 두루마리는 275년 전 발굴된 문서 일부로 파리 프랑스 학사원에 담겨 있다. 이 문서는 고대 로마 정치가가 작성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고 한다. 엑스선은 고대 문서 여러 측면을 이해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2022년에는 SLAC국립가속기연구소가 구텐베르크 성서 등을 엑스선으로 조사해 문서가 어떻게 인쇄됐는지 판명하기도 했다.

올초 다른 연구팀이 대분화로 사망한 폼페인 2,000년 전 유해에 직접 엑스선을 조사해 정확한 사인을 찾았다. 폼페이 분화터에서 발견한 뼈를 분석한 것으로 사인은 질식사였다. 엑스선 형광법으로 희생자 뼈 화학 조성을 연구하면 초고온 화쇄류나 마그마로 죽은 게 아니라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사인 걸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어쨌든 이번에는 첫 단어가 해독됐지만 연말까지 두루마리 내층에서 4개 문장을 읽는데 성공한 이에게는 15만 달러가 수여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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