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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이벤트 연 마이크로소프트 “전략 중심은 AI”

애플과 아마존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도 가을 신제품 발표 이벤트를 열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AI를 모든 분야에 접목하는 코파일럿(Copilot), 노트북과 태블릿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피스 랩톱 스튜디오2(Surface Laptop Studio 2), 슬림형 노트북인 서피스 랩톱 고3(Suface Laptop Go 3) 등이다.

챗GPT 임팩트 이후 10개월이 지나 사티아 나델라 CEO는 연단에 올라 내추럴 인터페이스와 추론 엔진을 통해 컴퓨팅이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면서 이는 80년대 PC 혁명, 90년대 웹혁명에 이은 중요한 전환기라는 말로 현재의 AI 혁명을 설명했다. AI로 인해 컴퓨팅이 새로운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런 새로운 시대 중심에 자리잡게 하려는 건 코파일럿이라고 불리는 AI다. 9월 26일 윈도11 업데이트는 지금까지 오피스365 한정이던 코파일럿을 개방해 엣지 브라우저, 빙 검색엔진 등 윈도 구석구석까지 침투시키게 된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윈도11 자체에 코파일럿 AI가 내장되면 앱이나 개인 정보, 이메일, 웹 검색 등 모두에 코파일럿으로 액세스할 수 있게 된다. 데모에선 길을 걷다가 식당을 찾을 때 코파일럿이 장문 이메일을 스캔해 필요한 정보를 추리는 장면이나 화면에서 수학 공식에 스타일러스로 원을 붙이면 코파일럿이 문제를 풀어 해결 방법을 해설해주는 장면을 시연했다. 코파일럿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에 있는 항공편 정보를 바탕으로 메시지를 쓰고 보낼 수도 있고 브로드웨이에서 연극을 보고 싶을 때 가장 좋은 시간대 등을 알려준다.

마이크로소프트 검색엔진인 빙(Bing)에는 이미지 생성 AI 도구인 달리3(Dall-E 3)이 추가되어 이런 그림을 원한다거나 여기를 이런 식으로 고치라고 텍스트로 프롬프트만 입력해도 원하는 그림을 작성, 수정할 수 있게 된다. 제작한 작품에는 AI가 만들었다는 크레딧도 들어간다.

또 윈도10부터 탑재된 스타일러스펜을 이용한 필기 입력 기능을 업데이트해 윈도 잉크 애니웨어(Windows Ink Anywhere)로 발표했다. 이 기능은 코파일럿에서도 사용 가능하며 필기로 입력해 텍스트로 변환, 그대로 코파일럿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번 발표에선 윈도 탑재 앱도 생성형 AI에 의해 업데이트된다고 밝히고 있다. 예를 들어 저장된 이미지와 촬영한 사진을 관리하는 포토 앱에선 생성형 AI에 의한 이미지 생성으로 피사체와 배경을 해석해 자동으로 배경을 흐리게 하는 기능이 추가된다. 마찬가지로 잘라내기 앱인 스니핑 툴(Snipping Tool)에서도 코파일럿을 이용해 자동으로 배경을 빼거나 이미지 편집이 가능하다. 페인트 앱에선 생성형 AI에 의한 묘화가 가능해지는 등 기능 향상이 이뤄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을 11월 1일부터 엔터프라이즈용으로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발표해 일부 기업에 선공개한 서비스지만 이제 정식 릴리스가 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은 워드와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팀스 등 오피스 앱에 생성형 AI를 탑재한 것이다. 대화형 AI를 이용해 파워포인트 자료를 자동 작성하거나 아웃룩에서 메일을 자동 작성해주고 엑셀 데이터에서 그래프 등을 자동 작성하는 것 같은 기능을 쓸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오피스 앱 사이에도 엑셀 데이터에서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고 워드 정보에서 이메일을 작성하는 등 크로스 사용이 가능하다.

오피스365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어시스턴트로 탄생한 코파일럿은 대상이 확대된 새로운 버전에선 마이크로소프트 365 챗(Microsoft 365 Chat)이라는 챗봇을 이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챗은 생성형 AI를 이용하기 위한 앱이 허브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오피스 앱으로 이뤄지는 조작 거의 모두를 AI와의 대화만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챗봇은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파일, 미팅 요청, 공유 문서 등 정보를 바탕으로 업무 내용을 요약하고 우선순위를 하이라이트하거나 집중해야 할 업무 내용을 콤팩트하게 정리해준다.

또 AI가 기사를 쓰는 것 자체는 이제 놀라운 건 아니지만 워드 문서에서 엑셀까지 자신이 보유한 오피스 파일에 직접 액세스해 이를 참고하면서 더 정밀도 높은 기사를 AI가 생성해준다고 한다.

가장 흥미로운 건 아웃룩에서 이메일 작성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sound like me)이다. AI가 자신의 문체를 본뜬 이메일을 작성해주는 것이다. 이젠 메일 작성 AI가 자신의 문체까지 모방해주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생성형 AI를 통한 디자인 도구인 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Microsoft Designer)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에 통합된다. 이를 통해 오피스 앱간에 더 원활하게 이 디자인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앞서 밝혔듯 달리3도 채택해 복잡하고 고품질 이미지를 간단하게 작성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자리에서 서피스 하드웨어 시리즈로 발표했다. 서피스 랩톱 고3은 12.4인치 디스플레이에 해상도 1536×1024, 무게 1.13kg에 배터리 연속 사용 시간 15시간을 지원하며 인텔 12세대 코어 i5-1235U, 내장형 그래픽, 램은 8/16GB, 스토리지 256GB 등 사양을 갖췄다. 가격은 799달러부터다.

서피스 랩톱 스튜디오2는 처리 성능을 기존보다 2배로 끌어올렸다. 13세대 인텔 CPU와 엔비디아 RTX 4050/4060 GPU, 윈도 머신에선 처음으로 탑재하는 인텔 NPU 버전(Gen3 Movidius 3700VC VPU AI 액셀러레이터 탑재)도 준비했다. 인텔 NPU는 윈도 AI 처리 효율을 높여준다. 14.4인치 화면을 지원하며 트랙패드는 촉각 피드백을 채택했으며 램은 최대 64GB, 스토리지는 최대 1TB다. 자력으로 달라붙는 스타일러스펜도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1,999.99달러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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