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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학자 “올해 무더위는 예상했던 일”

계절이나 엘니뇨 현상, 지구 온난화라는 삼중고에 따라 7월 4일 지구 평균 기온은 17.18도로 기록이 시작된 1979년 이후 가장 더운 날이라고 보고되는 등 7월은 북반구에서 기록적인 무더위가 됐다. 기후 변화나 이상 기상을 조사하는 국제연구기관(World Weather Attribution)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곧바로 감소하지 않는 한 앞으로 수십 년 만에 이런 폭염은 일반적이 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7월 미국 남서부와 멕시코, 남유럽, 중국 등 북반구 여러 국가와 지역에서 극단적인 열파가 발생하고 7월 16일에는 미국 데스밸리 국립공원과 중국 북서부에서 기온이 50도 초과한 것으로 보고됐다.

극단적 이벤트 어트리뷰션이라고 불리는 수법을 이용해 분석을 실시한 결과 온실 효과 가스 배출 등에 수반하는 지구 온난화에 의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시대보다 2도 오르면 올해 7월 같은 열파는 2∼5년마다 발생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전 세계가 화석연료 사용을 곧바로 멈추지 않는 한 이런 사건은 더 흔해지고 지구는 더 뜨겁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열파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분석 결과를 보면 북아메리카와 남유럽, 중국 일부 지역에선 2023년 7월 최고 기온이 30도가 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또 동시기 평균 기온을 1950∼2023년을 비교하면 지난 70년간 평균 기옥은 상승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 같은 속도로 증가하면 30년 이내 지구 평균 기온이 2도 이상 상승한다고 한다.

인간 경제 활동으로 산업혁명 시대부터 1.1도 더워진 현재 기후에선 올해 7월 같은 극단적 열파는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열파는 북아메리카에선 15년에 1회, 남유럽에선 10년에 1회, 중국에선 5년에 1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 온실가스 오염으로 인해 유럽 열파는 2.5도, 북아메리카에서 2도, 중국에서 1도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북아메리카에서 유럽까지 이어진 열파는 지구 온난화 영향이 없으면 거의 발생할 수 없었다고 한다.

기후 변화에 있어 온실가스 역할은 크고 2023년 7월 기록적인 폭염이 전 세계에서 동시에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며 가스 배출량은 지난 몇 년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기록적 무더위 발생이 관찰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기후변화에 대한 인류 사회 시스템과 생태계 취약성은 지금까지 수십 년간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ᄋᆞᆺ다며 극단적 기후에 대한 준비를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을 곧바로 감소시키는 국가간 대처는 느리게 진행되지 않았으며 7월 25일 열린 G20 회의에선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에 관한 합의가 체결되지 않았다.

2022년 여름 유럽에선 열사병으로 6만 1,000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2023년 여름에는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할 전망이다. 극단적 폭염에 대한 사고 방식에 대해 문화적 변화가 필요하며 더위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인과 기초 질환이 있는 사람, 노숙자, 시원한 공간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커뮤니티 등 약자를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많은 커뮤니티에선 여전히 적절한 열사병 경보와 무더위에 대한 행동 지침을 만들지 않았다며 회복력 강화 등 필요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2023년 7월 열파는 이상 기상이 아니라 더 이상 일반적 기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극단적 더위는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뿐 아니라 삶을 해치고 파괴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는 경고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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