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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인터넷 서비스 등록시 본인 확인 필수”

인터넷 서비스에 등록할 때에는 이메일 주소나 비밀번호를 등록하는 게 보통이지만 러시아는 이들 이외 사용자에 대한 정확한 개인 정보를 취득하려 한다. 푸틴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자로 승인한 러시아 연방법에 따라 사용자는 인터넷 서비스에 새로 등록할 때 신분증을 요구받게 된다.

러시아 연방법 제406-FZ호와 연방법이 정한 바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은 사용자 액세스 권한을 부여하기 전에 국가가 승인한 시스템을 통해 신규 사용자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 이는 기업이 운영하는 이메일 계정에 확인 링크를 보내는 등 간단한 얘기가 아니라 정부 공인 검증 메커니즘을 이용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증명할 수 있는 사용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허용된다.

검증 방법으론 하나는 이미 확립된 절차를 통해 얻은 휴대폰 번호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전화번호를 사용자가 온라인 플랫폼이나 웹사이트 운영자에게 전하는 것으로 본인 확인 계약이 이뤄져 운영자는 해당 사용자에게 서비스 이용 허가를 낼 수 있게 된다. 덧붙여 이 과정에서 취득한 전화번호는 주소에도 붙어 있다.

운영자의 또 다른 옵션은 통합식별인증시스템(Unified System of Identification and Authentication)으로 알려진 연방 정부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를 확인하는 것이다. 2022년 12월 가결된 관련 법안에 따라 생체인증 데이터를 이용해 국민 신원 확인과 인증을 할 수 있다. 마지막 옵션은 이미 정부 규칙과 규정을 준수하는 타사 플랫폼이 운영하는 인증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플랫폼은 타국 시민권이 없는 러시아 시민이 소유하고 있어야 하며 같은 기준을 충족한 사람에 의해 관리되어야 하는 등 요건이 정해져 있다. 이 규정에 더해 G메일이나 아이클라우드 메일 같은 외국 전자메일 시스템을 이용해 러시아 플랫폼에 등록하는 것도 금지된다는 것.

또 러시아는 이런 봉쇄를 피하려는 VPN 이용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러시아는 VPN 제공 업체나 유사 서비스에 대해 전면 금지하는 건 아니지만 법 개정에 의해 VPN이나 토르, 그 외 유사 도구를 둘러싼 회피 목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하는 것, 조언에 상당하는 정보를 온라인에 게시하는 건 범죄로 간주된다.

호스팅 제공업체에도 유사 규정이 부과된다. 법 개정을 통해 호스팅 제공업체는 정부에 등록해 운영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가 내려가는 동시에 국가가 금지하는 활동이나 콘텐츠 종류, 특정 행위 목록을 받게 된다. 호스팅 제공업체는 이 목록에 따라 위반 행위를 배제하기 위한 조치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당국에 보고하는 게 요구되며 이를 게을리하지 않으면 등록에서 제외되어 러시아에서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조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발생한 것으로 국내 인터넷을 통제하는 걸 목표로 한다. 온라인 플랫폼은 엄격한 본인 확인 절차를 따라야 하며 호스팅 제공업체는 운영에 국가 인가를 얻어야 하므로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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