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식품을 제공하는 매장이 없어 건강 유지에 필요한 식품을 구하는 게 어려운 지역을 식품사막(Food Desert)이라고 한다. 이런 문제 외에도 건강에 해로운 식사를 제공하는 매장만 존재하는 식품 늪(food swamp)에서 거주하는 사람은 비만과의 관계가 깊은 암 사망률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식품사막이라는 말이 탄생한 1990년대 이후 많은 연구에 의해 이 문제에 대한 구체상이 밝혀져 왔다. 예를 들어 미국에선 부유한 지역은 가난한 지역보다 3배 슈퍼마켓이 있고 백인 거주 지역에는 흑인 거주 지역보다 4배 슈퍼마켓이 있다고 한다. 또 자동차 의존도가 높은 호주 서부 시드니 교외 대부분은 음식점이 없고 85%가 패스트푸드점 차지라고 한다.
건강한 식단에 빠질 수 없는 신선식품을 다루는 슈퍼마켓에 대한 접근성이 나쁜 게 주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기 위해 미국 오거스타대학 연구팀은 미국 전역 3,142개 지역 86.7%에 해당하는 3,038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도심에서 반경 1.6km, 농촌부에서 반경 16km 이내에 건강한 식료를 살 수 있는 슈퍼마켓이 없다는 걸 식료품점 접근성이 나쁘다고 정의했다. 접근성이 나쁘고 지역 소득이 낮은 것에서 식품사막 점수를 산출했다. 또 슈퍼마켓에 대한 패스트푸드점과 편의점 비율로부터 해당 지역 내 음식 늪 점수를 산출했다. 여기에 2010∼2020년 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만을 주요 원인으로 하는 13종류 암, 이른바 비만 관련 암 사망률을 구해 식품사막/식품 늪 점수와 대조했다.
연구 결과 건강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에 비해 식품 늪 거주자는 비만 관련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77%나 높다고 한다. 식품사막 점수가 높은 지역민이 비만 관련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점수가 낮은 지역보다 1.59배, 음식 늪 점수가 높은 지역에선 점수가 낮은 지역 1.77배였다.
비만 관련 암 사망률이 높은 지역은 흑인 주민과 노인 비율이 높은 경향이 있었지만 이런 요소 영향을 조정해도 식품 늪 거주자는 사망률이 30% 높다는 결과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식사는 본인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이며 현명한 선택만 하면 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기존 고정관념을 뒤집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자는 건강한 식품에 대한 접근을 방해하는 어려운 문제는 투자 부족과 조직적 인종차별 등 역사적, 구조적 요인에 뿌리를 둔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또 식료품에 대한 접근을 공평하게 하려면 단순히 건강한 식료품점을 늘리는 게 아니라 차가 없는 사람도 쇼핑하기 쉽게 걷기 쉬운 지역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