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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매년 5만톤씩 가벼워진다?

지구가 매년 5만톤씩 가벼워지고 있다? 1년에 우주 먼지가 4만 톤이나 쏟아져 오지만 그럼에도 5만 톤씩 가벼워진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가벼워지고 있을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매년 4만 톤에 달하는 우주 먼지가 지구의 일부가 되고 있지만 지구의 질량은 매년 5만톤씩 줄어든다. 일단 지구는 우주에서 매년 4만톤씩 먼지를 받아들인다. 태양계가 구성됐을 때의 잔해가 지구 중력에 이끌려 지구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사실 지구라는 곳 자체가 이런 물질이 모여 구성된 것이다. 또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에 따르면 지구는 매년 온난화로 160톤씩 질량을 늘리고 있다. 에너지를 추가하면 질량을 늘리는 것이다.

지구상 인구가 늘어나거나 거대한 빌딩 같은 건축물을 지어도 지구 전체 무게는 변하지 않는다. 인간이나 물체 모두 지구상에 있는 원래 물질 형태를 바꿔서 만들기 때문이다. 로켓이나 위성을 발사해도 결국 지구로 떨어지기 때문에 질량에 미치는 영향은 당연히 없다.

그런데 왜 무게가 줄까. 지구의 핵은 시간과 에너지를 잃고 있다. 연료를 계속 소비하는 거대한 원자로와 같다고 생각하면 쉽다.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건 질량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렇게 줄어드는 질량이 매년 16톤이다. 이보다 훨씬 큰 건 매년 수소 9만 5,000톤과 헬륨 1,600톤이 없어지는 것이다. 수소와 헬륨은 너무 가벼워서 중력이 계속 붙잡아둘 수 없다.

이런 요소 탓에 매년 5만톤이 줄어들게 된다. 5만톤이라고 하면 상당한 무게라고 생각하겠지만 지구 질량과 견주면 0.000000000000001%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계속 무게가 줄면 지구가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닐까. 그렇지 않다. 수소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는 없다. 지구상 수소는 충분한 양이 없어지려면 앞으로 몇 조 년이 걸릴 정도다. 다만 헬륨 감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헬륨은 대기 중 0.00052%를 차지하고 있다. 천연가스에서 분류, 증류하는 과정을 거쳐 만든다. 헬륨이라고 하면 풍선을 떠올리겠지만 MRI 스캐너 속 초전도 전자석 냉각이나 실리콘, 게르마늄 결정 보호 등 다양한 용도가 있어 수급 균형상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이기도 한 코넬대학 로버트 리처드슨 교수는 헬륨이 들어간 풍선에 100달러 가격을 매겨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헬륨 가격을 줄이기 위해 비축한 헬륨 매각 방침을 결정했을 때에도 해당 정책에 대한 반대 운동을 했다. 어쨌든 결론적으론 지금 인류가 살아 있는 동안 지구가 사라질 걱정은 없다는 것이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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