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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플라스틱은 환경 특효약이 아니다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바이오 플라스틱이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환경에 좋을 것 같은 이미지와는 반대로 바다와 강, 도시 그리고 지구 퇴적물을 질식시키고 있다. 명칭에 바이오가 들어가 있는 만큼 방이오 플라스틱 컵 같은 걸 보면 몇 주에서 몇 달이면 자연 분해되어 생긴 퇴비를 이용해 옥수수를 늘릴 수 있다고 상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재활용 제도를 이용해 바이오 플라스틱 산업이 심으려는 꿈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적도에서 극지방까지 전면 오염시키는 대량 플라스틱 폐기물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좋은 해결책이 없다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수십 년 동안 수요와 생산량이 급증해왔다. IFBB(Institute for Bioplastics and Biocomposites)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에서 생산된 바이오 플라스틱ㅇ은 260만톤이었다고 한다. 생산된 모든 플라스틱 3억톤 중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IFBB는 2033년까지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량이 6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물론 바이오 플라스틱이 본질적으로 나쁜 건 아니다. 제대로 다루면 2050년까지 플라스틱에 의한 탄소배출량을 최대 3.8기가톤 감축해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제대로 다루면이라는 전제가 깔린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식물에서 만들어지는 것과 조류로 만든 것 2가지로 분류된다. 모두 시간이 지나면 생분해된다.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업은 석유에서 비롯된 플라스틱보다 환경 친화적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지구에 부드러울 것 같은 바이오 플라스틱ㅇ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한 전문가는 바이오 플라스틱은 과학이 아니라 마케팅 일환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기업은 실제로 생분해되는 게 이론상 가능하다는 이유로 이를 생분해성이라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일반적인 바이오 플라스틱 병이나 컵 등을 대신할 수 있는 건 경질 플라스틱 PLA다. 생분해성 PLA를 생산하는 기업은 플랜트플러스(Planet +) 같은 이름을 붙여 홍보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PLA로 만든 제품은 적절한 시설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퇴비화할 수 없는데 이는 비밀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PLA는 시간에 따라 분해되지만 이렇게 하려면 산업 시설이 필요하다. 휴지통에 버려도 생분해 처리해주는 시설에는 갈 수 없다. 미환경보호국 EPA에 따르면 바이오 플라스틱과 석유 유래 플라스틱을 혼합하면 제대로 재활용할 수 없다고 한다. 대다수 지자체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회수하는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은 보통 매립해버리는 것이다.

중국이 대부분 재활용 가능한 물품 수입을 금지하고 원래 처리 능력이 없던 미국에선 재활용품 대부분이 매립된다. 매립된 PLA는 분해되면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매립지에 생분해되어 버리면 결국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최악의 경우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되어 버릴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식물성이지만 생분해해도 흙으로 돌아가지 않고 잔해는 쓰레기 더미에서 썩어가는 것이다.

조류와 박테리아가 원료인 바이오 플라스틱 PHA는 플라스틱 환경 부담을 줄이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순환 경제에 접근할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PLA보다 가격이 비싸고 PLA처럼 적절한 분리와 재활용이 요구된다. 영국 플라스틱 처리 제도처럼 생분해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명기한 라벨을 붙이는 등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있다. 또 바이오 플라스틱 규제를 강화하고 지자체는 주민에게 철저하게 이를 주지시키면 바이오 플라스틱을 제대로 다룰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바이오 기반이든 아니든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세계적인 문제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매력적인 특효약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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