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쿠바 카리브해 연안에 위치한 출력 440메가와트 원자로 2기를 갖춘 후라과 원자력 발전소 건축은 구 소련 협력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2023년 이 발전소는 완성되지 않았고 건설 도중 방치된 상태다.
후라과 원자력 발전소 건설 예정 지역은 미국 플로리다 반도에서 불과 290km 남쪽에 있기 때문에 미국은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 원자로 건설에 반대했다. 그럼에도 쿠바와 소련은 건설을 강행했고 소련 측 계획으로는 1995년에서 1996년 사이 원자로가 완성될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19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건설 계획은 치명적인 영향을 받았다. 소련으로부터 자금이 떨어지면서 1992년 9월 쿠바 피델 카스트로 당시 의장은 건설 계획 일시 중단을 발표했다. 이 시점 1기째 원자로는 90∼97% 완성되어 있어 설비 37%가 설치가 끝났지만 2기째 원자로는 30%도 완성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후라과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을 재시작할지 여부는 쿠바와 러시아 사이에 몇 차례 논의됐다. 러시아는 1995년 쿠바에 5,000만 달러를 대출했지만 완성까지 필요한 예산이던 추정 8억 달러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1997년 다시 러시아 정부가 후라과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재개할 의향을 보였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00년 쿠바를 방문해 카스트로 의장에게 8억 달러로 건축 프로젝트를 완수할 걸 제안했지만 카스트로 의장은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2013년 카스트로 의장을 이어받은 동생 라울 카스트로는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여 쿠바가 소련에 부담하던 320억 달러 채무가 폐지됐다. 그래도 후라과 원자력 발전소는 완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지금도 미완성인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현장에는 박쥐가 대량 서식하고 콘크리트나 금속 파이프는 열화되어 붕괴되고 있어 건설이 재개되어도 거의 처음부터 재구축이 요구되기 때문에 가동은커녕 완성은 힘들었다고 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